
건설 업계가 주요 재건축 단지 수주전을 앞두고 초고층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는 초고층 랜드마크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민간 아파트의 층수별 경쟁률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분양한 최고층 30층 이상 고층 아파트 4만6460가구에는 77만2999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6.6대 1에 달하는 셈이다. 이는 30층 미만 아파트의 경쟁률(10.0대 1)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30층 이상~50층 미만 아파트의 경쟁률은 17.0대 1에 달했다. 층수에 따라 중층(10층~30층), 고층(30층~50층), 초고층(50층 이상)으로 구분된다.
주요 재건축 단지도 초고층 아파트 탈바꿈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반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노후 단지는 60층~70층대의 규모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오는 9월 시공사 선정을 앞둔 압구정2구역은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로 재건축 추진한다. 3구역도 최고 70층, 5175가구 규모로 탈바꿈 계획하고 있다. 성수4지구는 현재 77층 초고층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 업계도 초대형 수주전을 위해 초고층 기술력을 내세우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초고층 랜드마크 건축물의 종합설계를 수행한 영국 엔지니어링 기업 ARUP(아룹)과 ‘초고층 기술 협력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아룹은 최고 69층 건물 여의도 파크원과 57층의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등 다양한 국가의 초고층 건물의 구조를 포함한 종합 설계를 수행했다. GS건설과 ARUP은 이번 파트너십 체결을 바탕으로 정기적인 기술 교류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으며, 특히, 성수전략 1구역 대안설계에 ARUP社가 직접 참여해 경쟁력 있는 초고층 설계와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미래 고급 주거 시장에 대비한 기술경쟁력 확보의 일환”이라며, “ARUP과의 협력을 통해 ESG 기반의 스마트 제로에너지 초고층 주거 모델 개발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압구정2구역 수주전 출사표를 던진 삼성물산도 초고층 빌딩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맞은 편에 프라이빗 라운지 ‘압구정 S.Lounge’를 개관했다. 라운지에서는 삼성물산이 그리는 향후 주택 단지의 모형도와 설계 개요 등 차별화된 기술과 사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초고층 빌딩 경험을 전시한다. 대표적으로 세계 최고 높이 1위인 UAE 부르즈 할리파(828m), 2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 빌딩(679m) 등을 성공적으로 완공한 기술력을 강조하며 압구정 2구역 역시 글로벌 랜드마크 수준으로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여기에 층간소음 저감 기술과 스마트홈 설계, 친환경 건축 자재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압구정 2구역을 미래형 주거 공간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에서 HDC현대산업개발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포스코이앤씨도 초고층 건물 시공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은 용산구 한강로3가 일원 7만1900.8㎡ 부지에 지하 6층∼지상 38층 규모의 공동주택 12개동 777가구와 오피스텔 894실, 상업 및 업무시설 등을 신축하는 복합개발 프로젝트다.
포스코이앤씨는 용산 최초로 하이엔드 브랜드인 ‘오티에르’를 적용할 계획이다. 2019년 11월 부산의 초고층 건축물 엘시티, 2020년 7월에는 여의도 파크원(Parc.1, 333m), 송도 동북아무역센터(305m) 등 초고층 건물 시공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초고층 건물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김선아 리얼하우스 분양분석팀장은 “수요자들의 고층 아파트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건설사 역시 더 높은 아파트를 지속 공급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며 “고층 아파트가 하이엔드 브랜드와 결합하면서 고급 편의시설이 더해져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특히 60층~70층은 초고층으로 희소성이 있어 자산 가치나 브랜드 가치에서 우월하다”면서 “초고층 빌딩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 내다봤다. 그는 “다만 초고층으로 지을 경우 건설 공사비가 2배씩 올라간다”며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실현 여부는 사업성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