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받다가 총격에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美 책임론”

식량 받다가 총격에 사망한 팔레스타인 주민…“美 책임론”

기사승인 2025-06-01 20:26:00
지난 2023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앞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시민들과 외국인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열고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침공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곽경근 대기자

이스라엘과 미국이 설치한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소에서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100명 이상 다쳤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랍권 알자지라 방송은 현지시간 1일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운영하는 구호품 배급소 인근에서 이스라엘의 총격으로 현지 주민 최소 31명이 숨지고 200명이 다쳤다고 가자지구 정부가 밝혔다고 보도했다.

팔레스타인 와파(WAFA) 통신은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30명 이상 목숨을 잃고 115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알렸다. AFP 통신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지구 민방위대를 인용해 최소 22명이 사망하고 12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정부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살상 목적으로 배급소를 설치했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GHF가 가자지구에 설치한 모든 배급소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 주민의 죽음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알자지라 보도에 따르면 GHF는 지난 26일부터 가자지구에 4개 배급소를 설치했다. 27일과 28일 두 배급소에서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최소 9명이 사망했다. 이어 1일 31명이 사망하는 이번 사고가 일어났고, 뒤따라 네차림 지역에서도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가자지구 정부는 “굶주린 민간인을 노출된 살상 지점에 강제로 모으기 위해 배급소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미국 행정부는 이러한 범죄에 대해 전적인 도덕적,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 방송은 가자 북부 베이트 라히야에서 도망쳐 와 이날 새벽 배급소가 열기를 기다리던 사메흐 하무다가 “쿼드콥터 드론이 사람들을 향해 사격을 가하고 탱크들이 맹렬하게 포격을 했다”며 “바로 앞에서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AFP에 말했다고 전했다.

라파에서 상황을 목격한 다른 팔레스타인 주민도 알자지라에 “우리는 식량을 구하러 달려갔지만 총격과 드론 폭탄, 포탄을 맞닥뜨렸다”며 “우리는 굶어죽어가면서 먹을 식량을 구하려고 했던 것뿐이다”라고 말했다.
박동주 기자
par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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