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부숴라’ 지시, 윤 전 대통령 맞다”…이상현 전 여단장 법정 증언

“‘문 부숴라’ 지시, 윤 전 대통령 맞다”…이상현 전 여단장 법정 증언

기사승인 2025-06-09 14:45:00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ㆍ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3 비상계엄’ 당시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을 저지하기 위해 ‘문을 부숴서라도 들어가라’는 지시를 내린 당사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었다는 증언이 법정에서 다시 확인됐다.

이상현 전 육군특수전사령부(특전사) 1공수여단장(예비역 준장)은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관련 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이 전 여단장은 지난 5차 공판에서도 곽종근 당시 특전사령관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받았다며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 ‘도끼로라도 문을 부숴서 들어가라’는 명령을 들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반대신문에서 이 전 여단장이 과거 언론 인터뷰나 수사기관 진술에서 ‘대통령’ 대신 ‘상부’라는 표현을 썼다는 점을 지적하며 “직접 ‘대통령’이라는 말을 들은 것이 맞느냐”고 추궁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여단장은 “분명히 대통령이라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곽 사령관이 상부와 화상회의를 한 뒤, 누가 지시했냐고 묻자 ‘대통령’이라고 답했다”고 부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곽 사령관이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는 진술도 있다”고 했지만 이 전 여단장은 “도끼든 뭐든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는 말은 대통령 지시라고 곽 사령관에게 직접 들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시 직후 차량에 있던 장병들도 대통령이라는 표현을 들었고, 대대장에게도 ‘대통령이 이런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며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지시를 대통령 명령이라 말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언론 인터뷰에서 ‘상부’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형사 처벌을 피하려 진술을 바꾼 것 아니냐”고 묻자, 이 전 여단장은 당시의 심경을 언급하며 “부하들이 처벌받는다면 차라리 내가 죽겠다고 다짐했다. 죽음보다도 못한 처벌을 받더라도 거짓말할 생각으로 군 생활을 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곽 전 사령관을 통해 이 전 여단장에게 병력 출동을 지시함으로써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 시도를 차단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군에 법적 의무가 없는 행위를 지시해 직권을 남용하고, 국회의 권리행사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이번 재판은 지난 3일 대선 이후 처음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관련 공판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법원에 출석하며 내란 및 직권남용 사건 공판에서 대선 결과 및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등 특검 출범과 관련한 질문에 일절 대답하지 않고 곧바로 법정으로 들어갔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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