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16 전투기 또 조종사 실수…유도로에서 이륙 시도하다 사고

KF-16 전투기 또 조종사 실수…유도로에서 이륙 시도하다 사고

기사승인 2025-06-12 20:42:26 업데이트 2025-06-12 20:43:48
알래스카 아일슨 기지 도착한 KF-16 전투기. 연합뉴스

미국 알래스카에서 진행 중인 다국적 연합훈련 도중 발생한 한국 KF-16 전투기 사고의 원인은 기체 결함이 아닌 조종사 실수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종사가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해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유도로는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도로다.

공군은 12일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고는 전날 오전 9시2분(현지시간 10일 오후 4시2분)쯤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 미 공군기지에서 이륙을 준비하던 한국 KF-16 전투기 편대 중 2번기에 발생했다.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가한 전투기 3대는 이륙을 위해 이동하던 중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진입했고, 이 가운데 2번기의 조종사가 비상 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유도로는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 사용하는 통로다. 이륙용이 아닌 구간이다. 당시 1번기가 유도로에서 이륙을 시도하자 미 공군 관제탑은 이를 인지하고 2번기에게 즉시 ‘이륙 취소’ 지시를 내렸으나, 2번기는 제동거리가 부족해 정지하지 못했다. 이에 조종사는 긴급 탈출했고, 항공기는 풀밭 지대에 멈춰 선 뒤 화재가 발생해 기체가 크게 파손됐다.

공군은 “1번기 조종사가 활주로를 착각하고 유도로로 진입했고, 이를 뒤따르던 2번기와 3번기 역시 동일한 실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3번기는 2번기의 상황을 무전과 육안으로 파악하고 이륙하지 않았다. 1번기와 3번기는 단좌, 2번기는 복좌형으로, 당시 현장에는 총 4명의 조종사가 있었다.

비상 탈출한 조종사들은 미 육군병원으로 이송돼 검사를 받았다. 이들은 경미한 화상과 찰과상 외에 큰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군 측은 “기체 이상이 아닌 조종사 착오로 인해 발생한 사고로 확인됨에 따라 훈련 참여는 지속하기로 했다”며 “잇단 사고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고로 현장에 있던 조종사 4명은 훈련에서 배제됐다. 동일 기종의 비행은 오는 13일부터 재개될 예정이다.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은 오는 27일까지 진행된다. 한국 공군은 KF-16 6대와 병력 100여명을 파견한 상태다.

한편, 공군 내 조종사 과실로 인한 사고는 올해 들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KF-16 전투기 2대가 연합훈련 중 잘못된 좌표 입력으로 민가에 폭탄을 떨어뜨려 민간인과 군인을 포함한 66명이 다치고 219건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4월에는 KA-1 공중통제공격기에서 조종사가 히터 풍량을 조절하려다 실수로 비상투하 스위치를 눌러 기관총과 실탄, 연료통이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예솔 기자
ysolzz6@kukinews.com
이예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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