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협상, ‘조선 협력’ 물꼬로 전환점…타결 가시권

한미 협상, ‘조선 협력’ 물꼬로 전환점…타결 가시권

대통령실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도 협력 논의”
李대통령 “실용적 접근 통해 협상 마무리할 것”

기사승인 2025-07-31 11:00:07
한-미 통상협의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통상협의에 앞서 악수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상호관세 발효(8월 1일)를 하루 앞두고 양국 간 통상 협상이 막판 조율에 들어갔다. 미국 측의 고강도 압박에도 불구하고 조선 분야 협력 등 일부 쟁점에서 진전이 이뤄지며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협상 마무리를 위한 한국 정부의 전방위 총력전에 재계도 힘을 보태며 민관이 한 목소리로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과의 관세 협상이 내일 마무리될 것이냐’는 질문에 “관세는 내일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하루 앞두고도 협상 마감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시사한 발언이다. 러트닉 미국 통상장관도 최근 스코틀랜드 회담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을 상대로 “모든 것을 가져오라(bring it all)”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EU, 일본, 영국과 다수의 무역합의를 마쳤다. 왜 한국과의 새로운 협정이 필요한지를 설득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측은 강한 협상 우위를 내세우며 고삐를 죄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국익 중심’ 기조를 유지하며 타결을 위한 실질 논의에 집중하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김정관 장관, 여한구 본부장 등 통상 협상단은 이날 미국 상무부 청사에서 러트닉 장관과 직접 만나 막판 통상 협의를 이어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조선 분야 협력 등에서는 진척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측도 이 부분을 실질적인 성과로 인식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특히 협상 막판, 재계도 힘을 보태며 민관 공동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한화그룹 김동관 부회장에 이어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등이 잇따라 방미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핵심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 수장들이 자발적으로 협상 지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이들은 자사 글로벌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현지 인사들과 접촉하고, 한국의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전달하며 협상 타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서고 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30일 브리핑에서 “정부가 기업들의 방미를 요청한 것은 아니다”라며 “각 그룹이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협상은 감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미국과 상호 호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조선 외에도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등에서 실질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날 구 부총리 등 협상단으로부터 외교망을 통해 통상 협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강훈식 비서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 정책실장 등 대통령실 핵심 참모들이 모두 참석했으며, 일본에 체류 중이던 조현 외교부 장관도 외교망으로 회의에 동참했다.

이 대통령은 “어려운 협의인 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우리 국민 5200만 명의 대표라는 자세로 당당하게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차분하고 실용적인 접근을 통해 협상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이승은 기자
selee2312@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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