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좀 찬찬히 생각해 보지. 죽는다고 모든 것이 다 해결이 되나. 형 보다 먼저 가는 건 또 뭐고…”
지난 23일 오전 TV뉴스 자막을 통해 동생(노무현 전 대통령)이 투신했다는 소식을 접한 노건평씨는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 밖에는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24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입구 집 마당에서 다른 사람없이 기자와 단독으로 만난 건평씨는 검은 색 정장 차림에 상주 완장을 두른 침울한 모습이었다.
지난해 12월 구속된 지 171일만에 고향 봉하마을을 찾았지만 ‘동생의 투신자살’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고통과 슬픔을 안은 귀향이어서인지 그의 표정은 더 없이 착찹했다. 구치소 생활 탓에 체중이 8㎏나 빠졌다는 건평씨는 수감 전보다 훨씬 수척한 모습이었으며 다소 부은듯 보였다.
건평씨는 “못난 형이 동생을 마치 죽음으로 내 몬것 같아 너무 괴롭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23일 오후 가석방으로 출소한 그는 곧 바로 사위, 딸과 함께 봉하마을로 직행했다.
밤 늦게 봉하마을에 도착해 권양숙 여사와 조카 건호씨 등 가족친지들을 마음으로 위로했지만 슬픔이 너무 큰 탓에 억장만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선친이 잠들어 있는 가까운 곳에 동생을 편히 쉴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내가 알고 있는 동생은 100만불이나 500만불이니 하는 돈과 직접 연관이 없을 것이며 틀림없이 구체적인 사실을 몰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수사가 너무 오래 계속된 것도 결국 이 같은 사태를 초래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다”고 도 했다. 그는 “동생의 진실과 결백을 하늘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건평씨와의 인터뷰 중 부인 민미영씨가 집으로 들어왔으며 때 마침 노 전 대통령 조문을 마치고 온 김혁규 전 경남지사 부부도 들어와 두 가족은 서로 인사와 안부를 물었다.
건평씨는 검찰 조사과정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 견디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이 징역 4년과 추징금 5억 7000만원을 선고한 것과 관련해서는 즉각 항소할 계획임을 내비췄다.
재판과정에서 자신이 인정한 부분도 있지만 억울한 부분도 있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재판과정에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평씨는 마지막으로 오는 29일 영결식을 마치면 다시 구치소로 되돌아가야 하는 점을 의식, “당국에서 4일간 만 더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며 삼우제를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것을 요구했다. 김해=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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