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국제식량구호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경제난에 따른 선진국들의 기부 축소로 빈국에 대한 식량배급량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2일 보도했다.
이 같은 조치로 르완다 난민에 대한 1인당 하루 곡물배급량은 420g에서 320g으로 줄었고, 에티오피아와 북한에 대한 지원액도 감소했다. 우간다 북부지역 난민 60만여명에 대한 식량지원 활동은 중단됐고, 케냐 기근 피해자 350만명에 대한 배급 지원은 축소된다.
WFP는 올해 기아구제를 위해서는 64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현재 남아있는 자금은 지난주 현재 15억 달러에 그쳐 이 같은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한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했으나 급작스럽게 추진한 모금 캠페인이 성공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당시 국제적인 호소에 사우디아라비아가 5억달러를 쾌척하는 등 20억 달러를 추가로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 사정은 다르다. 구호 요청은 쇄도하고 있으나 경제난으로 재정적자가 늘어난 선진국들은 손사래를 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곡물가격도 치솟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옥수수 콩 등 국제 곡물가격은 이번주 2007년 말 곡물위기가 시작된 이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올 WFP 모금액은 지난해의 50억달러에 훨씬 못미치는 35억∼4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예산삭감론도 나오고 있다. 번햄 필부르크 미국 농무성 차관보는 “미국은 지난해 WFP에 20억달러를 제공했으나 올해는 그 액수를 장담할 수 없다”면서 “WFP가 필요한 부문을 가려 우선 순위를 매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낸시 로먼 WFP 공공정책국장은 “빈국에 식량을 지원하는 선진국도 모금액 감소에 맞춰 구호활동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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