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무치 유혈 시위] 독립운동 대모 카디르, 뉴스 메이커로 부상

[우루무치 유혈 시위] 독립운동 대모 카디르, 뉴스 메이커로 부상

기사승인 2009-07-07 23:08:00
[쿠키 지구촌] 중국 정부와 언론들은 1000만 위구르인 독립운동의 대모(代母)로 불리는 레비야 카디르(62) 세계위구르회의(WUC)회장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시위의 배후에 그가 있다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그를 ‘테러리스트’ ‘분리주의자’로 낙인 찍은 지 오래다.

관영 신화통신은 7일 “그가 중국 8번째 부자에다 전국정협위원으로 선출되는 등 승승장구 했지만 이는 8000만 위안을 탈세하고 2000만 위안을 체납하는 등 각종 탈법행위를 일삼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그의 부도덕성을 집중 부각했다. 또 “2000년 3월 국가기밀죄로 8년형을 선고받은 뒤 2005년 신병치료를 위해 미국으로 떠날 때 국가안전을 해치는 활동에 절대 참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출국하자마자 극단적 분리주의자들의 수장이 돼 중국 분열을 선동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그는 지난해 8월 신장위구르 자치구 카스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를 공개적으로 옹호하는 등 중국 분열책동을 벌여왔다”며 “이번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에도 그가 이끄는 WUC가 인터넷 등을 통해 위구르족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카디르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중국의 대표적 갑부에서 반체제 인사로 추방당하는 극과 극의 삶을 살고 있는 그는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내가 시위 배후자라는)중국 정부의 비난은 완전히 조작된 것”이라며 “나는 시위를 조직하거나 시위 참석을 독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2006년부터 위구르인 망명 단체인 WUC 회장으로 재직 중인 카디르는 “이번 사태는 구금, 고문, 차별, 종교적인 억압, 언어 박탈 등 60여년간 지속돼온 위구르인에 대한 부당한 통치에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카디르는 한 때 중국 정부내 조언자 그룹의 한 명일 정도로 당국의 신뢰를 받는 성공한 갑부 사업가였으나 반체제 인사였던 두 번째 남편 시딕 로우지를 만나면서 정치에 눈을 뜨게 됐다.
그는 1999년 신장을 방문한 미국 대표단을 만났다는 이유로 6년형을 선고받고 투옥하다 2005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 방중을 앞두고 보석으로 석방돼 미국으로 망명했다.

2004년 독일 뮌헨에 본부를 두고 설립된 WUC는 망명 위구르인을 대표하는 국제조직이다. 위구르인의 권리를 증진하고, 중국이 점령한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정치적 장래를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결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카디르는 5월 21∼25일 워싱턴에서 열린 3차 WUC총회에서 의장으로 재선출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
손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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