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인천 송도국제도시내 인천대 복지회관 2층 소극장에서 열린 ‘제1회 교통 명품도시를 위한 국제 자전거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한 만프레드 노인(59·벨기에) 유럽자전거연맹 총재는 “요즘 하루에 150㎞가량씩 일주일 동안 자전거를 타면 옷이 땀으로 범벅이 돼 젊은 시절로 돌아간듯 행복감에 젖는다”며 이렇게 말했다.
노인 총재는 특히 스페인의 관광도시 세비야를 예로 들면서 “150만명 규모의 도시에서 4년전 공영자전거를 도입한 결과 자전거의 수송분담률이 1%에서 2년만에 10% 수준으로 올라간 놀라운 사례가 있다”며 “자전거는 명품도시를 만드는데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송도국제도시와 관련, “건물의 높이보다 사람들에게 호의적인 친환경 시스템이 마음에 든다”면서 “자전거에 대한 기반시설을 적극 도입할 경우 상당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방정부에 대한 중앙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지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인 총재는 ‘생활속의 자전거’를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22일 한국에서 실시한 ‘차없는 날’ 행사는 ‘승용차 없는 날’로 고쳐야 한다”며 “도로교통법 2조에는 차에 자전거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자전거 타는 것은 쫄쫄이 바지를 입거나 동호인들이 입는 티셔츠와 같은 특별한 것이 돼서는 안된다”고 전제하면서 “양복을 입고도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연스러운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에서는 헬멧을 의무화하는 것에 대해 반대운동이 벌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생활 속의 자전거’는 속도가 낮아 헬멧을 쓰지 않아도 머리를 다치는 확률이 극히 적기 때문에 경찰에 권한을 줘 자전거 인구를 위축시키는 것은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의견이었다.
유럽의 경우 이미 수만㎞에 달하는 자전거도로가 국경을 없애고 하나의 나라와 같은 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지면 차가 밀려나기 때문에 사고가 줄어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천=국민일보 쿠키뉴스 글·사진 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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