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뿐 아니라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들의 관심과 협조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치료 전문 윈클리닉(대표원장 김덕하ㆍ윤철수)이 지난 12월, 비만 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 231명(여 228명, 남 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복수응답), 전체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1.1%(95명)가 다이어트 중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인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것으로 응답했다.
흔히 다이어트를 할 때 스트레스 자체를 피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이번 조사결과에서도 응답자 중 86.1%(199명)가 다이어트 중 스트레스를 받아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상적인 스트레스의 강도를 넘어서게 될 경우 자신감 상실은 물론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다이어트 중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는 이들의 70.7%(106명)는 주로 주변인의 무심한 말과 행동에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것이다. 가령 ‘또 먹니’ ‘그렇게 해서 살이 빠지겠어?’ 등과 같이 무심코 던진 말(42.7%)이나, ‘옆에서 음식 먹기’, ‘음식 권하기’ 등과 같은 행동(28.0%) 등, 사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언행이 당사자들에게는 극도의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윈클리닉 김덕하 대표원장은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바로 본인 스스로의 강한 의지인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주변의 조력도 매우 중요하다”며 “특히 평소 많은 시간을 함께 하는 가족이나 직장동료의 관심과 격려는 다이어트 의지를 다지고 실천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조사결과, 다이어트 시 스트레스의 주 원인으로는 식욕조절 자체의 어려움(49.6%)이 가장 많았고, 규칙적인 식생활습관을 유지하기 힘들거나(24.8%) 다이어트 실패 시 겪을 주변의 눈치(12.4%), 원활치 않은 주변의 협조(10.2%) 등 순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10명 중 1명꼴인 12.4%가 ‘식욕조절은 가능하나 다이어트 실패 시 겪을 주변의 눈치’를 스트레스 요인으로 꼽았다는 것이다. 일종의 ‘성공 압박’을 받았다는 셈. 이는 ‘마음의 상처’를 받는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본인의 다이어트 계획을 주변인들에게 밝힌 이후 주변의 시선과 언행에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물론 다이어트 의지를 다지게 하는 수준의 스트레스는 일정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금연을 시작할 때 주변에 널리 알려 의도적으로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하는 것이 효과적인 것과도 비슷한 경우다. 하지만 비만치료 전문가들은 다이어트로 파생되는 일상적인 수준 이상의 스트레스에 대해서는 주의를 당부한다.
일반적으로 ‘갑자기’, ‘단시간 동안’, ‘강한’ 스트레스를 받으면 일시적으로는 식욕이 현저히 저하되기도 한다. 갑작스럽게 스트레스를 받으면 교감신경 작용에 의해 소화액 분비 및 위장운동 기능이 감소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
그러나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이 심해지면 의식적 또는 무의식적으로 식이제한에 대한 반동으로 평소보다 식욕이 더 생길 수 있다. 또 만성적인 스트레스가 지속될 경우 체내의 코티졸이라는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높여 지방의 생성과 축적을 가속화시켜 살을 찌게 만들기도 하기 때문에 다이어트 시 스트레스 관리는 필수적이다.
김덕하 원장은 “심리적인 불안과 스트레스가 커지면 마음이 더욱 조급해져 검증되지 않은 약물이나 다이어트보조식품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심하면 거식증이나 폭식증 같은 섭식장애를 일으킬 수도 있다”라며 “무엇보다도 다이어트 시작단계부터 본인에게 맞는 방법과 계획을 수립해 자신감을 가지고 꾸준히 실행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