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이하 시선관위)는 24일 실시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 투표율이 오후 8시 현재 25.7%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총 838만7278명의 유권자 중 현재 215만7744명이 투표에 참여, 개표 기준인 33.3%를 넘지 못해 주민투표 성립 자체가 무산됐다.
서초구는 가장 높은 36.2%의 투표율을 기록했고 그 뒤를 강남구 35.4%, 송파구 30.6% 등이 이었다. 투표율이 가장 낮은 구는 금천구로 20.2%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관악구 20.3%, 강북구 21.7%도 낮은 투표율에 머물렀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시작된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넷심’은 촉각을 곤두세웠다.
투표 운동은 전날 자정에 끝났지만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오전 내내 투표 독려와 거부에 대한 게시물이 폭증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역시 투표율이었다. 투표율이 33.3%를 넘지 못하면 아예 개표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투표율 33.3% 미달시 시장직을 사퇴한다고 밝혔고 민주당 등 야권이 투표 거부 운동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인터넷은 시선관위가 실시간으로 집계하는 투표율에 비상한 관심을 보였다.
네티즌들은 오전 7시부터 잠정 집계된 투표율을 살피며 ‘원래 선거는 개표 방송에 이목이 집중되는데 이번에는 투표율에 더욱 눈길이 간다’, ‘14시간 개표 방송을 보는 기분’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번 투표를 사실상 ‘오세훈 재신임’ 여부로 해석하는 경향도 두드러졌다. 투표율이 4·27 재보선이나 지난해 6·2 지방선거 당시 보다 낮게 나타나자 여야 지지층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네티즌들은 ‘대선 불출마에 시장직도 걸었는데 약발이 안 먹힌다’, ‘수해에 주식도 폭락한 상황이라 민심 자체가 최악’ 등의 평가를 내놓았다. 일부에선 ‘무상급식 선거가 아니라 주민소환 선거 같다’, ‘정책선거 자체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스마트폰 보급 이후 각종 선거 때마다 등장한 투표 독려 목적의 소위 ‘인증샷’ 게시물은 전무한 상황이다. 투표 거부 운동이 확산되면서 투표 행위 자체 만으로 정치 성향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에는 아예 투표 여부를 서로 묻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온갖 루머도 판을 쳤다. 불법 투표를 막기 위해 선거인 명부를 확인하는 순간 투표율에 포함된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시선관위 측은 “투표 용지를 받고 기표한 후 투표함에 넣어야 투표율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때아닌 ‘알바’ 논쟁도 불거졌다. 특정 성향의 일부 네티즌들이 투표율을 높이고, 낮추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적으로 인터넷에 글을 올린다는 것이다.
온라인의 재치도 여전했다. 투표율이 33.3%를 넘겨 개표를 시작했는데 전면 무상급식 지지가 더 많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최악의 시나리오’ 주장은 웃음을 자아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현우 기자 can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