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 쇼크사 위험, 식품알레르기… 경구면역치료법 주목

급성 쇼크사 위험, 식품알레르기… 경구면역치료법 주목

기사승인 2013-05-17 23:44:01


[쿠키 생활] 최근 인천의 한 초등학교에서 특정식품에 대한 알레르기 체질의 학생이 급식을 먹은 후 운동장에서 쓰러져 의식 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발생해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관심이 새삼 높아지고 있다.

교육당국이 학교 급식에 식품 알레르기 표시제를 도입하는 등 관련 대책을 세우고 있지만 예측 불허의 사고를 막아내기엔 역부족인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지금까지 식품 알레르기는 당연히 치료가 안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때문에 식품 알레르기가 있다면 우리나라 대부분의 병원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먹지 않도록 회피하는게 일반적이고, 식품 알레르기의 진단 조차 정확히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경기도 평택국제병원 국제알레르기센터 노건웅(전 서울알레르기클리닉 원장) 박사가 2003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식품알레르기 경구면역치료법’이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최근 환자와 가족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있다. 노 박사는 지난해까지 서울알레르기클리닉을 운영하며 식품 알레르기에 의한 아토피피부염, 쇼크성(아나필락시스성) 식품알레르기 치료 등으로 이름을 알린 국내 최고 알레르기 전문가다. 평택국제병원이 올해 1월 국제알레르기센터를 개소하면서 영입했다.

노 박사에 따르면 식품알레르기의 유형은 쇼크를 유발하는 ‘IgE 매개성 식품 알레르, 기’와 아토피피부염으로 나타나는 ‘비IgE 매개성 지연형 식품알레르기’로 나뉜다. 두 유형은 진단과 치료방법에서 완전히 다른 질환이다. IgE 매개성 식품 알레르기는 다시 쇼크성 급성 알레르기, 운동유발성 급성 알레르기, 만성두드러기를 유발하는 급성 알레르기 등으로 구분되고 그 치료법과 성격 역시 다르다.

특히 아토피 피부염으로 나타나는 지연형 식품알레르기와 쇼크성 알레르기의 원인은 자주 유발하는 식품에 차이가 있으며, 어떤 음식들은 둘 다 자주 유발하기도 한다.
따라서 경구식품유발검사(먹어서 정말 알레르기 있는 지 확인)를 통해 정확히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진단하는 게 중요하다.
유형이 진단되면 경구면역요법을 시행한다. 이 치료법은 소량에서 대량으로 섭취량을 증가시키면서 알레르기 유발 식품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치료법이다.
식품알레르기 각 유형에 따라 치료를 위한 시작 용량과 섭취 증가양에 차이가 있다. 아토피피부염으로 나타나는 지연형 식품알레르기의 경우 초기 치료 용량이 많은 편이고 증량하는 양도 많은 편이다. 치료기간은 약 7∼10일.


IgE 매개성 식품 알레르기는 초기 용량이 지연형 알르레기에 비해 극소량에서 시작해 치료가 진행되면서 증가하는 양도 매우 적다. 치료 기간은 6주∼6개월. 운동유발성 식품알레르기는 치료기간이 더 긴 편이고 만성두드러기 식품알레르기는 기간이 쇼크성 급성 알레르기 보다는 짧은 편이다.

노 박사는 지연형 식품알레르기에 대한 이 같은 치료법을 2001년 제일 처음 유럽학회에 발표했고 연구결과는 2002년 ‘알레르기 임상면역학’지에 실렸다. 2009년엔 급성 식품알레르기 치료에도 같은 방식으로 성공했다. 2011년엔 유럽에서 아토피피부염 식품알레르기 치료에 대한 2권의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현재 식품알레르기 경구면역치료법은 평택국제병원을 비롯해 전국 7개 의료기관에서 시행되고 있다. 해외에선 쇼크성 식품알레르기의 경구면역치료법이 선진 7개국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평택국제병원의 경우 노 박사의 명성을 듣고 전국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최근 경북 구미에서 부모와 함께 온 2살된 남아 A군은 달걀, 우유에 아나필락시스성 알레르기(아토피피부염 동반)와 돼지고기, 쇠고기, 두부에 지연형 알레르기 및 기타 여러 식품에 알레르기 체질을 보여 2살이 다 되도록 먹을 음식이 없었다. 지인의 소개로 노 박사를 찾은 A군의 어머니는 “경구면역치료법으로 치료를 끝내 이제 어떤 음식도 무리없이 조금씩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6세 남아 B군은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에서 우유에 대한 급성 식품알레르기 진단을 받고 불치병이라는 이야기까지 들었지만 평택국제병원에서 치료받고 지금은 소량씩 아무 문제없이 섭취하고 있다.


노 박사는 “아직 국내에는 식품알레르기가 치료되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안타깝다”면서 “특히 쇼크성 식품알레르기에 의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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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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