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직장인 권모(42)씨는 밤만 되면 괴롭다. 낮 동안 멀쩡하던 피부에 심한 가려움을 동반한 두드러기가 온 몸을 뒤덮어 잠을 잘 수가 없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 때문에 괜찮아지겠지 놔뒀다가 얼마 전 증상이 더욱 심해져 응급실을 찾았다.
임신 7개월의 김모(28)씨는 밤 12시∼새벽 2시가 되면 마치 알람 시계를 맞춰 놓은 듯이 팔과 다리에 빨간 두드러기가 생긴다. 너무 가렵고 밤잠을 이루기 어려워 임산부로서 이중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임산부여서 약 복용을 제대로 할 수도 없기 때문에 밤마다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국내 두드러기 환자의 경우 201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약 222만명이나 된다. 이 수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잠재 환자까지 생각한다면 매우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두드러기는 일시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지만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된다면 만성 두드러기를 의심해 봐야 한다.
보통 두드러기는 음식, 온도, 물리적 자극, 정신적 긴장 등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는데 피부가 빨갛게 부풀어 오르는 동시에 심한 가려움증이나 따끔거림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만성 두드러기 중에서 특히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아무런 이유 없이도 저녁부터 두드러기 증상이 생겨 3∼6시간 이상 지속되다가 서서히 없어지기 때문에 심한 가려움증으로 인한 수면부족과 우울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보통 두드러기가 생겨 가려움증으로 견디기가 어렵다면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 증상을 가라앉힐수 있다. 하지만 만성 두드러기라면 문제가 약간 달라진다. 약을 먹어서 약효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증상이 생기지 않지만 약효가 떨어지거나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두드러기 증상이 곧바로 재발하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게 되면 졸음, 위장자극, 두통, 시야 흐림, 구내 건조증 등 부작용이 생길 수 있으므로 이런 부작용이 생기는 사람은 다른 약을 투약하든지 한방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두기한의원 양태규 원장은 “밤마다 나타나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알레르기 체질개선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두드러기를 앓고 있는 사람마다 타고난 체질과 몸 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이 같더라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환자가 최근에 어떻게 생활하고 있었는지, 이전에 어떤 음식이나 약물을 복용하거나 섭취하지는 않았는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가 급증하는 원인으로 인스턴트 음식 위주의 식생활, 비만, 잦은 음주, 과도한 스트레스와 과로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보통 두드러기는 10∼40대 젊은층이 노년층에 비해 많이 발생하는데 두드러기나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 피부질환은 면역력 저하 보다 면역기능이 너무 과민해져서 생기는 병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질개선을 통한 면역기능의 안정화가 중요한 치료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