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야구라고” “드라마 취소할거면 한일전이라도 이기든가”… SBS ‘애인 있어요’ 결방에 뿔났다

“이걸 야구라고” “드라마 취소할거면 한일전이라도 이기든가”… SBS ‘애인 있어요’ 결방에 뿔났다

기사승인 2015-11-10 00:10:55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드라마 팬들이 또 잔뜩 뿔이 났다. 이번에도 야구 생중계 때문이다.

SBS는 8일 오후 한국과 일본이 맞붙은 2015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공식 개막전을 생중계했다. 오후 6시45분부터 중계를 시작해 밤 9시55분 ‘SBS 8 뉴스’, 이어 10시20분 주말 드라마 ‘애인 있어요’를 방송하는 것이 당초 계획이었다.

하지만 야구 중계는 예상보다 한 시간 가량 길어져 10시50분쯤 끝났다. 결국 ‘애인 있어요’는 취소됐다. SBS는 10시20분이 다 돼서 결방을 알렸다. 하지만 대다수 시청자들은 이를 알지 못했다. 중계 중 공지 자막을 내보내지 않고 편성표만 수정했기 때문이다. ‘애인 있어요’ 팬들은 폭발했다. 야구 중계에 밀려 드라마가 취소된 것도 억울한데 제대로 알려주지도 않았다는 비판이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쇄도했다. ‘드라마 취소할거면 야구라도 이기든가’ ‘이걸 야구라고’ ‘계속 기다려도 안 해서 편성표 보고 알았다’ ‘야구 팬들만 시청자인가’ 등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드라마 팬들이 발끈한 적인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달 2015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중계 당시에도 결방 사태가 벌어져 시청자게시판이 몸살을 앓았다. 14일과 15일에도 프리미어12 한국 경기가 오후 7시로 예정돼 있어 같은 불만이 반복될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전 국민적인 관심이 쏠린 스포츠 중계를 하지 않을 수도 없고, 드라마 팬들의 원성을 무시할 수도 없다. 더구나 이번 프리미어12는 SBS 창사 25주년 기념 기획으로 독점 중계다. 타 방송사를 압도할 일종의 킬러 콘텐츠라서 선택의 폭이 좁다. 예정된 편성 계획에 따라 중계를 중단할 경우 야구 팬들이 그냥 있을리 만무하다.

그렇다면 프리미어12 한일전은 장사가 어땠을까. 전국 시청률은 8.8%(이하 닐슨코리아 기준)로 나타났다. 동시 중계한 SBS 스포츠채널과 인터넷 시청인구를 감안해야겠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야구를 선호하지 않는 시청자들이 몰려 KBS ‘해피선데이-1박2일’과 MBC ‘일밤-진짜 사나이’는 각각 19.3%, 17.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소위 ‘비(非) 야구’ 반사효과를 톡톡히 누린 셈이다.

한일전은 오히려 일본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일본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아사히TV가 중계한 한일전은 시청률 19.0%를 기록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일본의 5대0 승리를 앞둔 9회초로 24.7%에 달했다.
조현우 기자 기자
canne@kmib.co.kr
조현우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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