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장

[인터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역본부장

기사승인 2016-07-25 14:53:16


언젠가부터 불우한 어린이들을 도와주는 일이나 행사 등에 ‘초록우산’이라는 말이 곧잘 등장하고 있다. 그러면 대부분 사람들은 무슨 영문인지, 또 초록우산이 무슨 뜻인지 몰라 궁금증을 갖는다.

 이에 대해 바로 답을 제시하면, 먼저 그 일이나 행사는 어린이의 복지증진을 위해 설립된 사회복지 전문기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주관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초록우산에서 ‘초록’은 푸르른 아이들의 가능성과 밝은 미래를 상징하며 어린이재단과의 연계성을 나타내고, ‘우산’은 어린이를 보호하고 사랑을 담고 꿈을 펼쳐 준다는 어린이재단의 사업목적을 내포하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1948년 만들어진 미국 기독교아동복리회(CCF·Christian Children’s Fund) 한국지부를 모체로 한다. 이후 1986년 CCF의 지원 종결 이후 국내 순수 민간기관으로 자립한 뒤 한국복지재단, 한국어린이재단 등으로 이름을 바꾸었다가 2010년부터 현재의 명칭을 쓰기 시작했다.

 현재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이 하고 있는 일은 아주 많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을 기초로 해 생존지원, 보호지원, 발달지원, 권리옹호사업을 통해 국내아동 뿐 아니라 해외아동을 돕고 있으며, 국제어린이재단연맹 회원기관으로서 전 세계 53개국의 어린이와 가족을 지원하고 있다.

 조직은 서울 본부를 비롯해 전국 26개 지역본부와 18개 지역사회복지관, 10곳의 가정위탁지원센터, 7곳의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다. 또 실종아동전문기관, 양천아이존, 초록우산 지역별 아카데미, 희망나눔센터, 중증 장애아동 보호시설인 한사랑마을, 한사랑학교, 한사랑장애인보호작업장등 10개 직영기관과 남수단국가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제주도에서도 1981년 한국어린이재단 제주지부로 시작해 2010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도 제주지부에서는 하루도 쉬지 않고 ‘초록우산 나눔가족’ 캠페인을 비롯해 아동 권리 옹호, 아동정책 개선, 아동 인성발달을 위한 교육 등 다양한 일들을 펼치고 있다.



 2014년부터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제주지부를 이끌고 있는 정원철 지부장(48)은 지난 15일 제주시 도남동 제주지역지부 사무실에서 “제주지역 어린이들의 행복지수를 한 단계 높이는데 도민들과 함께하고자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더욱 많은 도민들의 나눔과 재능기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 출신으로 방송통신대 행정학과를 나온 뒤 1993년 어린이재단과 인연을 맺어 줄곧 일해온 정 지부장은 제주도 사회복지위원회 위원, 보육정책위원회 위원, 제주여성·학교폭력피해자 원스톱지원센터 운영위원, 제주시 희망드림단 위원 등도 맡고 있다. 제주도지사와 보건복지부 표창을 수차례 받기도 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어떤 일을 하고 있나.

 △한마디로 말하면 어린이들이 꿈을 키우며 스스로 행복을 가꿔가도록 돕는 활동을 하고 있다. 꿈을 키워나가는데 있어 아동이 속한 환경이 중요하다. 그래서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의료, 교육, 주거 등 물리적 환경뿐만 아니라 정서적 환경을 만드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 아동의 권리 그 자체를 온전하게 인정하고 옹호하는 ‘애드보커시’ 활동을 전개해 우리 사회에서 아동에 대한 긍정적 인식 변화를 꾀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근무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고등학교 시절 교내 서클에서 보육시설로 봉사활동을 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서 한 아이가 나를 무척 따랐다. 당시에는 내가 이 친구들을 위해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러한 경험이 영향을 줬는지 모르겠지만 사회복지 분야에 관심을 가졌고, 1993년 어린이재단 직원 채용 때 입사했다.

 

 -제주지역 사회를 위해서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

 △우선 빈곤가정 아동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있다. 의료비 걱정 안 하고, 안전한 주거공간과 균등한 교육기회 등을 제공 받으며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제반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인재양성을 위한 지원사업도 병행하고 있다. 학업, 체육, 문화 등에 재능이 있으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그 꿈을 접을 수밖에 없는 아동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한 지원을 하고 있다. 초록우산 문화예술학교 운영도 하고 있다. 음악적 활동을 통해 심리·정서적으로 접근함으로써 협동심과 배려심, 자존감 등을 향상시켜 올곧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아동의 권리 옹호를 위한 아동폭력예방, 실종예방, 아동인성교육, 부모교육, 아동학대 예방교육, 아동권리 증진교육 등도 진행하고 있다.

 아동에 관한 사회적 이슈를 정책입안으로 전개하고자 하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이에 따른 다양한 캠페인, 서명운동 등으로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고 아동을 위한 정책으로 자리매김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재단 후원자들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

 △지난해 연세가 지긋한 두 모녀가 기거할 곳이 없다고 사정해서 마을회관에서라도 머물도록 한 적이 있다. 그런데 모녀가 가면서 고맙다며 좋은 일에 써 달라고 신문지로 싸인 물건을 주고 갔는데 알고 봤더니 일본화폐 100만엔(한화 약 1000만원)이 들어 있었다. 돈과 함께 귀금속 등도 놓고 갔는데 이름도 밝히지 않고 떠났다. 또 의료비가 모자라 치료받지 못하고 있는 아동에게 치료비를 선뜻 내는 분도 있었다.

 제주도내 어려운 아동들을 지원하는 분이 국·내외를 통틀어 7500여명 된다. 대부분 소득이 그렇게 많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들이다. 이러한 일들을 보면 아직 세상이 살 만하다는 것을 느낀다.

 

 -재단 후원을 받아 학업이나 예체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어린이는 없나.

 △유소년 축구에 재능 있는 친구가 발굴돼 최근 타 지역 명문 고등학교로 진학한 친구가 있다. 대회에서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하면서 현재 유소년 축구에서 전국 다섯 손가락 안에 든다. 재단에서도 1년 단위로 본인의 재능을 사회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후원을 하고 싶으면 어떻게 참여할 수 있나.

 △초록우산에서는 모금을 통해 아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초록우산 사무실로 전화를 주거나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신청을 하면 된다. 각 지역 사무실을 직접 방문해 후원하는 방법도 있다. 물질적인 것 외에 재능기부를 하고 싶은 분들의 경우에는 재단이 직접 소개해 줄 수 있다.

 

 -운영에서 어려움은 무엇인가.

 △아동에 대한 인식이 과거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한 인격체로서 그 권리를 보장받고 또한 권리를 행사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어른들이 지지하는 등 그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높이 살 만하다. 반면에 아직도 그릇된 사고와 힘에 의한 종속, 복종시키려 하는 의식을 가진 어른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로 아동이 힘들어하고 또 그런 모습들이 언론매체를 통해 알려질 때 사회의 어두운 면, 암울한 면이 부각된다. 이로 인해 아동에 대한 온전한 환경 조성이 악영향을 받기도 한다.

 

 -제주지역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달라.

 △아동이기에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다. 그 권리를 온전히 보장받을 수 있도록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은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다. 신나고 즐겁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자기만의 꿈을 키워나갔으면 좋겠다. 

유경표 기자 scoop@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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