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취업준비생들은 다양한 기업과 직무를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 취업에 있어서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서는 지원 기업과 직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우선이다. 이에 쿠키뉴스는 각 기업의 실무 담당자들을 만나 취업과 관련한 생생한 조언을 듣는 '듣고 보는 잡(job)' 기획을 연재한다.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응원하는 스포츠 팀이 있는 독자라면 한 번쯤 경기장 내에 울려 퍼지는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들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아나운서들은 장내에서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경기 상황에 대한 설명, 응원을 유도하며 경기의 조미료 같은 역할을 한다.
이명아 아나운서는 2016년 수원JS컵 국제 청소년축구대회에서 데뷔한 이후 ISU 사대륙피겨챔피언십에서 아나운싱을 맡는 등 스포츠 전반에 걸쳐 활동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그는 SNS를 활용한 활발한 콘텐츠 생성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인기 아나운서이기도 하다.
인터뷰 당일 만난 이명아 아나운서는 전날 진행한 스피치 강의로 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인터뷰 내내 특유의 밝은 웃음으로 질의에 답했다. “스포츠 현장의 주인공은 아나운서가 아닌 선수”라고 자세를 낮추는 그에게 장내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가진 매력에 대해 들어봤다.
-자기소개 부탁한다
안녕하세요. 스포츠 현장에서 아나운서를 하고 있는 이명아입니다. 반갑습니다.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라는 직업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소개 바란다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는 현장에서 목소리로 경기를 진행하거나 관중분들이 경기를 조금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응원도 함께 진행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요.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제 생각엔 영화의 OST와 비슷해요. OST가 영화의 분위기를 살려주는 역할을 하잖아요? 스포츠 아나운서는 노래 대신 목소리로 경기와 함께 하는 것 같아요.
-일반적인 아나운서와 다른 스포츠 아나운서만의 독특한 준비 과정이 있다면?
스포츠 현장에서 아나운서는 주인공이 아니에요. 사활을 건 선수들이 경기의 주인공이죠. 그래서 무엇보다 선수들의 이름을 외우고 정확하게 발음하려고 노력해요. 이름이 생소한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에는 협회에 도움을 청하는 등 더욱 각별히 신경 쓰는 편입니다.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있나
어렸을 때는 음악을 했어요. 그런데 사춘기에 들어 생각해보니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성향을 가진 저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축구를 본격적으로 접한 고등학생 때부터 축구를 좋아하기 시작해 스포츠 전공 쪽으로 눈을 돌렸어요. 한국체대에 입학해 공부를 하면서 스포츠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단 생각을 하게 됐어요. 어떤 부분에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학교 방송국에서 라디오 방송과 리포터 등으로 활동하기 시작했죠. 그러면서 자연스레 말로 표현하는 사람, 스포츠 아나운서가 돼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다른 아나운서와 달리 스포츠 아나운서만의 장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제가 생각하는 장점이란 돈 주고 봐야 되는 경기를 가장 좋은 자리에서 돈도 벌면서 공짜로 볼 수 있다는 거예요(웃음).
-스포츠 아나운서 가운데서 장내 아나운서는 특정 방송국에 속한 아나운서는 아니라고 알고 있는데, 이로 인한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장점은 굉장히 자유롭다는 거예요. 아나운싱을 맡고 싶은 경기나 대회가 있을 때 자유롭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단점은 굳이 뽑자면 아무래도 경기가 서울 내에만 있지 않다보니 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지방으로 내려가는 일이 잦다는 거예요.
-장내 아나운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수원에서 있었던 U-20 월드컵 대한민국 대 잉글랜드 경기에요. 수원JS컵 아나운싱을 맡았을 때 그라운드를 누비던 선수들이 훌쩍 자란 모습으로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결과가 아쉬웠지만 아나운싱을 하면서 많은 관중들과 한 마음으로 그들을 응원했던 경험이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고충이 있다면?
스포츠 아나운서라면 일반 팬들과는 다른 전문성을 보유해야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실수를 줄이려 공부를 계속하고 있지만 부담과 긴장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에요. 또 스포츠 장내 아나운서 같은 경우에는 주로 협업을 해요. 팀워크를 맞춰야 하는 부분이 조금 어렵게 다가오기도 해요. 물론 한편으론 팀워크 속에서 얻는 것도 많죠.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기 위해 필요한 역량이 있다면?
아무래도 스포츠를 좋아하는 열정이 아닐까 싶어요. 아나운서를 하다보면 하루 종일 경기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아요. 일로만 생각하면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도 지치죠. ‘나는 이 경기를 돈 주고도 보러올 수 있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관심과 열정이 중요해요.
-수원JS컵으로 데뷔했는데, 공개 채용 이외의 아나운서 데뷔 방법이 있나
JS컵은 제 인생 터닝 포인트와 같아요. 리포터 일 등을 하면서 SNS에 꾸준히 콘텐츠를 올리며 활동하던 와중에 JS컵이 열렸어요. JS컵 아나운서를 꼭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콘텐츠를 유심히 지켜보고 계셨던 관계자분의 도움으로 면접도 보고 데뷔도 하게 됐어요.
-축구 전문 아나운서에서 4대륙 피겨 챔피언십 아나운서를 거쳐 이제는 평창동계올림픽 아나운서에 도전 중이다. 아나운서로서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첫 번째는 스포츠 아나운서로서 올림픽에 서는 거예요. 두 번째는 나이가 더 들었을 때의 얘긴데, 스포츠를 좀 더 공부해서 평창 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활약한 프레젠터 분들처럼 제 말과 목소리로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 큰 역할을 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는 제가 스피치 강의를 하고 있는데, 더 노력해서 많은 사람들과 어린 친구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잘 표현할 수 있 있도록 ‘말’이라는 무기를 쥐어주고 싶은 게 꿈이에요.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취준생들에게 한 마디
많은 대회를 경험하기 위해 저 역시 노력하는 처지긴 하지만 조금 빨리 시작한 선배의 입장에서 조언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회가 열린다고 하면 무조건 도전해봤으면 좋겠어요. 언젠가 사람을 뽑아주겠지, 하며 무작정 채용을 기다리기보다 자신이 확신을 가지고 있고 콘텐츠가 있는 분야라면 도전해서 기회를 쟁취했으면 좋겠어요. 길을 스스로 넓혀가는 거죠. 적극적으로 활기차게 움직여 보길 바라요.
◎이명아 아나운서 약력
-2017 FIFA U-20 월드컵 아나운서
-2017 ISU 사대륙피겨챔피언십 아나운서
-2016 수원JS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아나운서
-2016 평창JS컵 U-12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진행
-前 풋볼리스트 스포츠 아나운서
-前 한국체육대학교 방송국 KNSB 아나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