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강릉 화재현장에서 두 명의 소방관이 순직한 가운데, 지난 5년여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관이 47명에 달하고, 4년간 정신과 진료상담건수도 10배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행정안정위원회 홍철호 의원(바른정당)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7개월간 ▶2012년 6명 ▶2013년 7명 ▶2014년 7명 ▶2015년 12명 ▶2016년 6명 ▶2017년 7월말 기준 9명 등 총 47명의 소방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으며, 서울(7명)·경북(6명)·부산(5명)·충북(4명)·강원·전북·전남(각 3명) 순이었다.
매년 소방관의 자살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급증한 정신과 진료 상담 증가에서 그 이유를 추측해볼 수 있다. 홍철호 의원실에 따르면, 소방관들의 정신과 병원 진료 및 상담 건수는 ▶2012년 484건 ▶2013년 913건 ▶2014년 3288건 ▶2015년 3887건 ▶2016년 5087건 ▶2017년 7월말 기준 3898건 등 총 1만7557건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의 ‘소방관 심리평가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방관은 연평균 7.8회 참혹한 현장에 노출돼 심리질환 유병율이 일반인의 5~10배에 많다. 이렇듯 생사를 넘나드는 격무로 몸과 마음에 ‘빨간 불’이 켜졌지만, 정부의 지원은 미비했다는 게 홍 의원실의 분석이다.
그러나 소방관들의 정신건강 관리는 부실했다.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사 등이 직접 소방서를 방문, 소방서 직원을 대상으로 예방교육·심리장애 진단 및 일대일 개인상담 등을 실시하는 ‘찾아가는 심리상담실’ 사업이 이뤄진 소방서는 전체 213곳 중 30곳에 불과했다.
홍철호 의원은 “소방관은 반복되는 참혹한 현장 경험으로 인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수면장애 등 심리적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면서 “소방관을 국가가 적극 보호해야한다”고 비판했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