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간 살얼음판을 걸은 한국이 연장전에 비로소 포문을 열었다. 이승우-황희찬의 연속골이 연장 이른 시간 나오며 한국 축구 대표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치비농의 파칸사리 경기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일본을 2-1로 꺾었다. 전후반 정규시간을 득점 없이 끝났으나 연장 초반 이승우와 황희찬이 연달아 득점포를 가동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스리톱에 황의조, 손흥민, 황희찬이 배치되고 2선에서 황인범이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그 뒤에서 김정민, 이진현이 공수를 조율한 가운데 포백라인은 김진야, 김민재, 조유민, 김문환이 구성했다. 골키퍼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한국이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쳤다. 황의조-손흥민-황희찬으로 이어지는 삼각편대에 일본이 큰 부담을 느낀 듯 수비 라인을 물렸다. 자연히 한국에게 좋은 찬스가 자주 찾아왔다. 점유율은 한때 75대25로 한국이 크게 앞서기도 했다.
전반 6분 손흥민이 볼을 몰고 가다가 우측으로 파고드는 황인범에게 침투패스를 내줬다. 황인범이 곧바로 중앙으로 볼을 넘겼으나 뛰어 들어가던 황의조의 발에 닿지 않았다. 1분 뒤엔 이진현의 강력한 중거리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전반 22분 손흥민이 로빙으로 넘긴 패스를 황의조가 수비 하나를 벗겨낸 뒤 슛으로 연결했다. 골키퍼에게 막혔다. 2분 뒤 일본 수비수 이타쿠라 쿄가 중거리 슛으로 응수했으나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후반 27분 일본 공격수 미요시 코지가 오른쪽에서 수비 넷을 제친 뒤 슛을 때렸다. 조현우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냈다.
후반에 들어서자 일본이 태도를 바꿨다.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볼을 빼앗은 뒤 날렵한 역습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15분 이와사키 유토의 오른발 슛이 수비에게 막혔다.
김학범 감독이 이승우를 투입하며 공격력을 강화했다. 후반 18분 황희찬이 오른쪽 사이드에서 넘긴 패스를 황의조가 다이렉트 슛으로 연결했으나 옆 그물을 맞았다.
후반 30분 이승우의 헤더슛이 골키퍼 품에 들어갔다. 후반 추가시간 조유민의 헤더 슛이 골문을 벗어났다.
연장 시작과 함께 손흥민이 포문을 열었다. 수비 셋을 제친 뒤 때린 슛이 골문을 살짝 벗어났다. 2분 뒤 침투패스를 받은 황희찬의 슛이 수비에 막혔다.
연장 전반 3분 이승우가 천금 같은 선제골을 넣었다. 손흥민이 드리블 중 흘린 볼을 이승우가 구석을 찌르는 슛으로 마무리했다.
기세를 탄 한국이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지친 일본은 한국의 일방적인 공격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추가골이 나왔다. 연장 전반 10분 좌측 코너 부근 프리킥 상황에서 손흥민이 멀찍이 올린 볼을 황희찬이 정확한 헤더 슛으로 연결, 골망을 흔들었다.
5분 뒤 황의조가 받은 침투패스를 슛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간발의 차이로 벗어났다.
연장 후반 10분 실점을 허용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볼을 우에다 아야세가 정확히 머리에 갖다 대며 득점에 성공했다.
일본이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다. 한국은 황의조를 빼고 황현수를 투입해 수비력을 보강했다. 이후 추가 득점 없이 주심의 휘슬이 경기장에 울렸다. 한국의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