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스타 심석희가 과거 조재범 전 코치에게 당한 폭행을 잊지 못하고 “악몽을 꾼다”고 밝혔다.
심석희는 15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트라우마가 남아있다. 그때 이후로 거의 항상 그런 꿈을 꾼다”고 털어놨다.
심석희는 “제가 한 선수한테 늦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걸 트집 삼아서 지도자 대기실 안 작은 라커로 끌려 들어가 무차별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심석희는 조 전 코치로부터 “너 생리하냐” 같은 성희롱 발언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조 전 코치는 손과 발로 심석희의 배, 가슴, 다리를 마구잡이로 때렸는데, 특히 머리 위주로 많이 맞아 한때 전치 3주 뇌진탕 진단까지 받았다.
심석희는 “빙상장 라커, 여자 탈의실에서 폭행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 따로 코치님 숙소 방으로 불려 가서 폭행을 당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2단독 여경은 판사 심리로 진행된 첫 공판에서 검찰은 상습상해 등 혐의로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초중고와 국가대표 지도자를 지낸 피고인은 심석희 선수를 비롯해 선수 4명을 수회 때린 공소사실을 모두 시인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코치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감형을 호소했다. 변호인은 “한국 쇼트트랙은 세계 정상권이다. 경쟁이 심하고, 선수 체벌이 만연하다. 조 전 코치는 선수를 때리는 것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선수 경기력을 끌어올리려고 한 것임을 참작해달라”고 밝혔다.
조 전 코치 역시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를 육성하고 싶었다. 잘못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 죄송하다”고 진술했다.
문체부가 지난 6월 23일 발표한 특정감사 결과에 따르면 심석희는 밀폐된 공간에서 조 전 코치에게 발과 주먹으로 수십 차례 폭행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외에도 올해에만 3차례 폭행이 더 자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전 코치의 폭행 사실은 심석희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충북 진천선수촌을 무단으로 이탈하면서 알려졌다.
선고 공판은 19일 열린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