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세가 완연하다. 프로농구 부산 KT는 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서 73-88로 대패했다. 전반전 종료 당시 점수 차가 30점에 이를 정도로 일방적인 경기였다. 이날 패배로 KT는 3연패에 빠졌다. 최근 6경기에서 2승4패, 순위도 4위로 처졌다.
허훈, 김민욱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 리딩 가드의 부재 등도 문제지만 단신 외국인 선수 데이빗 로건의 이탈이 KT 부진의 주된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로건은 조엘 헤르난데즈를 대신해 대체 외인으로 KT에 입단했다. 그는 올 시즌 17경기 평균 17.5득점 3점슛 평균 3.3개로 맹활약했다. 3점슛 성공률은 무려 40.9%로 KT ‘양궁 농구’의 중심 선수로 자리했다. 리더로서의 기질도 있어 후배들이 ‘선생님’이라 부르며 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으로 8주 진단을 받으면서 교체가 불가피해졌다. 결국 KT는 20일 로건을 보내고 스테판 무디를 영입했다. 하지만 무디 마저 데뷔전에서 발목을 다쳐 이탈했다.
교체 카드를 활용해 쉐인 깁슨을 영입했지만 현재로선 기량엔 물음표가 붙는다. 3경기 평균 6득점을 기록 중이다. 강점이라 평가됐던 슈팅 능력을 좀처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3점슛 성공률은 8.3%, 경기당 3점슛은 1개도 채 되지 않는다. 특히 이날 전자랜드와의 경기에선 슛 시도가 6차례에 그쳤고 득점도 기록하지 못했다. 리딩, 돌파는 미숙했다. 뚜렷한 장점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반면 전자랜드는 이날 단신 외국인 선수 기디 팟츠가 맹활약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팟츠는 2쿼터에만 3점슛 3개 포함 21득점을 몰아쳤다. 깁슨과 극명히 대비되는 모습.
깁슨이 자신의 강점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KT의 '양궁 농구'도 요원하다. KT는 이날 3점슛 22개를 던져 단 6개(27%)를 넣는 데 그쳤다. 반면 전자랜드에겐 9개의 3점슛을 허용했다.
물론 시간을 두고 지켜 볼 필요는 있다. 깁슨은 KT에 합류하기 전 한 달 가량의 공백기를 가졌다. 개인 운동에 힘쓰지 않아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다.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KT의 기대치를 충족시켜줄 여지가 있다.
한편 서동철 KT 감독은 경기 종료 후 깁슨에 대해 “슛 탄도가 원래 낮은 선수인데, 더욱 낮아진 것 같다”며 “노련한 선수가 아니라 스스로 컨트롤을 못하는 것 같다.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않는 실망스러운 경기를 펼쳤다”고 질책했다.
이어 “올스타 브레이크 때까지는 기회를 줄 생각이다. 단, 부진이 계속되면 계속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며 필요시 교체도 검토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