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벤투호의 여정에 먹구름이 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 위치한 막툼 빈 라시드 경기장에서 열린 바레인과의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2-1로 진땀승을 거뒀다.
당초 한국의 손쉬운 승리가 예상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3위인 바레인은 한국(53위)에 비해 객관적 전력에서 열세에 있다. 역대 상대전적에서도 직전 경기까지 10승4무2패로 한국이 한참 우위에 있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내내 답답한 경기력으로 일관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패스 미스가 잦았고 양쪽 측면 수비수들의 크로스는 부정확했다.
전반 43분 황희찬의 선제골로 숨통을 텄지만 후반 32분 동점골을 허용하며 수세에 몰렸다. 연장 전반 추가시간 김진수의 극적인 역전 헤딩골이 아니었다면 2007년 아시안컵 당시 바레인에게 패한 ‘바레인 쇼크’를 되풀이 할 뻔 했다.
이날 경기 내용으로 인해 향후 토너먼트 일정에도 기대보단 우려가 앞선다.
한국은 25일 카타르와 8강에서 맞붙는다. 카타르는 바레인보다 전력적으로 훨씬 더 단단한 팀이다. 지금의 경기력으론 한국의 준결승 진출을 낙관할 수 없다.
지난 조별리그에서 전승을 거뒀지만 사실 한국의 경기력엔 물음표가 더 많았다.
최약체로 평가받는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힘겹게 꺾었다. 중국을 상대로 2-0 승리를 거두며 체면치례를 했지만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의 위용을 보여주진 못했다.
한국은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뼈를 깎는 변화가 없다면 자존심만 단단히 구긴 대회로 기억될 수 있다. 자만과 오만을 그만 내려놔야 할 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