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의 체력 관리가 4강 진출 키포인트로 떠올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0일(한국시간) 카타르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2019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벌써부터 25일 열릴 카타르전에 대한 우려가 크다. 조별리그 3연승으로 16강에 진출한 벤투호는 5일 휴식 뒤 치른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쳤다.
한국은 당시 연장 접전 끝에 김진수의 헤더로 2-1 진땀승을 거뒀다.
카타르는 바레인에 비해 한 수 높은 팀이다. 8강까지 올라오는 동안 11득점을 하면서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결승 진출을 앞둔 벤투호의 최대 ‘복병’으로 평가된다.
공격 패턴의 다양화, 양쪽 풀백들의 크로스 정확도 등이 요구되지만 현재 벤투호에 주어진 최대 숙제는 에이스 손흥민의 관리다.
최근 두 달 간 소속팀 토트넘에서 강행군을 소화한 손흥민은 UAE 입성 이틀 만인 지난 16일 중국전에서 89분을 소화했다. 중국을 잡고 조 1위를 확정지어 토너먼트에서 이점을 확보하겠다는 벤투 감독의 강한 의중에서 비롯된 일이었다.
하지만 우려는 현실이 됐다. 바레인전 손흥민의 몸놀림은 유독 무거웠다. 선제골의 기점이 된 킬패스를 제외하곤 연장 후반까지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볼터치가 투박했고 드리블은 길었다. 찬스에서 슈팅을 미루는 모습도 보였다.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처진 공격수로 자리해 공격 연계를 도와주는 플레이메이커로 활약 중이다. 비교적 손흥민의 몸놀림이 가벼웠던 중국전에서 대표팀의 경기력이 매끄러웠던 점을 감안하면, 카타르전 역시 손흥민의 활약 여부에 따라 경기 양상이 달라질 확률이 높다.
일각에선 손흥민의 체력 부담을 덜고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본래 자리인 측면 공격수로 그를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프리롤을 맡은 손흥민이 바레인의 밀집수비에 고립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은 이미 바레인전에서 확인했다.
벤투호는 손흥민의 ‘원 맨 팀’이 아니다. 원 맨 팀으로는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거머쥐기 힘들다. 하지만 그가 대표팀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수라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손흥민이 바레인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