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구 반발 계수 조정이 ‘타고투저’를 무너뜨릴 방안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KBO는 최근 공인구 반발 계수 허용 범위를 0.4134~0.4374에서 일본프로야구(NPB)와 같은 0.4034~0.4234로 줄였다. 공의 크기도 커졌으며 실밥의 솔기 높이와 폭도 달리했다.
KBO는 최근 몇 년 간 극심한 타고투저(야구에서 투수보다 타자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에 시달리고 있다. 올 시즌만 해도 30홈런 이상 타자가 11명에 달했고 4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는 5명에 이른다. 또 규정 타석을 소화한 3할 타자는 무려 34명이나 된다.
반면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5.17까지 치솟았다.
일본의 경우 센트럴리그와 퍼시픽리그를 포함해 3할 타자는 20명에 그친다. 미국 메이저리그는 이보다 더 적은 16명이다. KBO의 기형적인 리그 구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KBO는 타고투저 해소를 위해 스트라이크존 확대 등을 비롯한 여러 대책을 제시했지만 개선 기미가 없었다. 결국 이전부터 의구심을 받아온 공인구의 반발계수를 낮춰 인위적으로 타고투저 현상을 완화하고자 했다.
벌써부터 즉각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훈련 중 새 공인구를 사용해 본 타자들은 ‘이전보다 공이 뻗지 않는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팬들은 반발 계수 조정으로 인해 타자들의 ‘스탯 거품’이 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난타전으로 야기되는 긴 플레이 타임도 일정부분 개선될 것이라 기대 중이다.
물론 당장 극적인 결과를 기대하긴 힘들 수 있다. 반발계수가 가장 낮은 공인구를 사용하는 미국의 경우엔 해마다 홈런 개수가 늘어나고 있다. 세이버매트릭스의 발달, 발사 각도를 중시하는 타격폼 등 전반적인 타격 기술 향상이 타고투저를 불러왔다는 지적도 있다.
바뀐 공인구가 리그 판도를 어떻게 바꿀지, 다가올 시즌 관전 포인트 하나가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