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2차선에 차량을 세우고 하차했다가 참변을 당한 배우 한지성 사망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집중 수사중이다.
한지성(28)은 지난 6일 오전 3시 52분쯤 경기 김포시 고촌읍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김포공항IC 인근 개화터널 입구에서 사고를 당했다. 한씨는 사고 직전 자신이 몰던 흰색 벤츠 C200 승용차의 비상등을 켜고 편도 3차로 중 한가운데인 2차로에 차를 정지시켰다. 이후 조수석에 타고 있던 남편이 먼저 차에서 내려 갓길로 가는 모습이 인근을 지나던 다른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포착됐다.
한씨는 남편이 차에서 내린 뒤 10여초 후 운전석에서 내려 차량 뒤쪽 트렁크 앞에 멈췄다. 그는 트렁크 앞에서 몸을 1-2차례 숙이고 좌우로 비트는 행동을 한 직후 뒤에 오던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사망했다.
경찰 조사에서 남편은 "사고 당일 영종도에서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귀가중이었는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남편은 "내가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진술했으며 경찰은 한씨도 함께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았는지를 수사 중이다. 하지만 남편은 아내의 음주 여부에 관해서는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남편은 한씨가 갓길이나 가장자리 3차로가 아닌 2차로에 차량을 세운 이유에 관해서는 "모르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한지성의 음주운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그의 남편이 술을 마셨던 가게와 동석자들을 조사중이다. 이밖에도 한씨의 시신을 부검하는 과정에서 혈중알코올농도도 측정할 계획이다. 한지성의 차량 블랙박스는 녹음 기능이 꺼져 있어 부부의 대화는 저장되지 않았다. 한씨는 남편과 2개월 전인 올해 3월 결혼했다.
한씨를 차량으로 치어 숨지게 한 혐의(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로 택시기사 A(56)씨와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 B(73)씨는 불구속 입건됐다. 택시기사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시 해당 고속도로의 제한속도인 시속 100㎞를 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도로교통공단에 의뢰해 두 차량의 사고 당시 속도 등을 분석 중이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