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휴지기…‘마스크 쓰냐 마냐’ 혼란 막아야

코로나 휴지기…‘마스크 쓰냐 마냐’ 혼란 막아야

김우주 감염내과 교수 “위험도 평가해 상황에 맞는 방역지침 필요”

기사승인 2020-05-05 04:00:0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명 안팎에 머물고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을 앞둔 지금 국민들의 혼란이 우려된다는 전문가 목소리가 나왔다. ‘휴지기’ 방심이 감염 재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 코로나 사태의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위험상황에 맞는 방역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코로나 종식 아냐…감염 고위험 상황 피할 수 있어야

“무조건 마스크를 써야 하고 외출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침은 국민들의 노이로제(신경증)를 야기한다. 어느 상황이 위험한지 평가하고 위험도에 따라 지침을 달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정부가 제시한 생활방역지침을 두고 이같이 제언했다. 정부 지침에는 개인의 생활 방역을 위한 5대 기본수칙과 4대 보조수칙, 집단의 생활방역을 위한 집단 기본수칙과 31개 유형별 세부지침이 포함됐다.

그는 “정부가 내놓은 지침의 문제점은 너무 디테일하게 좋은 얘기만 나와 있다는 것이다”라면서 “장기전에 대비하려면 국민들이 감염 고위험 상황을 피하게 만들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출근길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회사를 가고, 호텔, 쇼핑몰 등의 시설을 이용한다. 어느 장소와 어떤 장소가 위험한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지적했다.

장소별‧상황별 위험도 평가는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 이후 국민들의 혼란 방지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을 코로나19 사태 종료로 인식할 수 있고, 마스크를 벗거나 외출이 증가하는 상황이 벌어질 때 바이러스가 재확산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국내 코로나19 사태를 돌아보면 방심할 때마다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을 때 대구 31번 환자가 나왔고 콜센터, 의료기관 등에서 환자가 나왔다”며 “코로나는 휴지기를 맞았을 뿐 끝나지 않았다. 그런데 국민들은 마스크를 써야 하느냐, 마느냐를 물어 본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공원에서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사람은 없었고, 오히려 국내 여행을 가는 게 클럽 등 유흥업소를 가는 것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 국민 피로도가 올라가는 상황이니만큼 정부는 지금까지 발생한 코로나 환자들의 역학조사 결과와 과학적 증거들을 기반으로 위험 상황, 장소들을 분석해 고, 중, 저 등으로 위험도를 나누고 지침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 ‘2주 거리두기’가 국민 피로도 높여, 장기 계획 필요

김 교수는 위험도 평가를 토대로 코로나19 장기 대책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도 했다. 2주씩 세 차례 진행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국민 피로도와 불안감을 높였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우리의 문제는 2주 뒤 상황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2주간 거리두기만 지속하다보니 그 후 계획도 없고 국민들은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라면서 “실제로 건강염려증이 있거나 소심한 환자들은 노이로제로 힘겨워한다. 6번 이상 검사해서 음성이 나왔는데도 숨이 안 쉬어진다며 우는 분들도 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도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얘기하고 2~3개월의 단계별 플랜을 짜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종식되는 것처럼 느끼지 않고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며 “정부에게는 1만800여명의 환자 정보가 있고, 이를 분석하면 어떤 상황에서 감염 발생 위험이 높은지 알 수 있어 장기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 불편해도 ‘뉴노멀’ 위해선 생활습관 바꿔야

김 교수는 진정한 ‘뉴노멀’로 가기 위해 우리의 생활방식도 완전히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종식은 어려울 것이다. 어떻게 보면 코로나19 사태는 우리(인간)가 불러왔고, 이러한 형태의 감염병은 또 올 수 있다”며 “현재의 삶이 불편하다고 할 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사스 때 교훈을 얻지 못해 코로나19 사태를 만들었고, 감염병 수칙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이렇게 빨리 퍼지게 됐다”며 “특정 나라가 잘못을 했다고 해도 상당 부분은 우리도 반성을 해야 한다. 야생동물, 돼지, 소, 닭, 오리 등을 통한 인수공통감염병은 인간의 식습관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하고, 앞으로 해외여행을 할 때엔 감염병 위험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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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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