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민수미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수업이 지연되면서 올해 고3 학생들의 대학입시와 관련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우려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교육 당국은 “고3 학생들의 불리한 점을 이해한다”며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지만, ‘너무 늦었다’는 지적과 함께 ‘만족할만한 방안이 나오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늘고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등교수업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정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장관은 올해 고3이 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어려워 재수생보다 대학 입시에서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고3 학생들, 학부모님들의 그런 걱정을 잘 알고 있다”며 “대학마다 고3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없도록 하는 조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 올 7월 중에는 고3 대입 수시 관련 대책이 확정돼 발표될 수 있도록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도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등교수업 조정 관련 정례 브리핑에서 "고등학교 3학년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대학 입시에서 불리하지 않도록 조만간 대학별로 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의 이러한 대응에도 불구하고 고3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반응이다. 서울 소재 모 여고 3학년인 김모양은 “지금까지 학생부종합전형(학종)만 집중해 준비해 왔고 코로나19 이후에도 교육부만 믿고 있었는데 이제 와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면서 “현재는 잠도 못 자며 정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이미 졌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하다”라고 털어놨다.
대구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3학년 백모군은 “학원, 과외 등 보충할 수 있는 사교육은 모두 늘려놓은 상태”라면서 “재수생은 물론 대학 진학 후 반수를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들었는데 이 모든 문제를 타파할 대책이 나올지 미지수다. 이미 경쟁력에서 뒤처진 것 같아 절망적”이라고 전했다.
고3 아들을 둔 학부모 최모(46)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 특성상 수시로 대학을 가야 하는데 사회적 거리두기로 봉사활동, 대회 등이 취소되어 생활기록부(생기부)를 무엇으로 채워 넣어야 하는지 막막하다”라며 “교육 당국의 대책이 어느 정도 현실성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교육부에서 대책을 내놓겠다 까지만 나온 상태라 학생과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원래 일정대로라면 6월이면 고3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 대입을 준비할지 결정을 끝낸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변인은 “지난 3월부터 교육부에 코로나19에 대한 중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얘기했다”면서 “그런데도 7월 중에 대입 대책 발표한다는 건 너무 늦은 감이 있다. 더 서둘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3이 불리한 상황을 완벽히 해소할 정책 나오기는 힘들겠지만, 최소한 형평을 보장하는 정책은 나와야 한다고 본다”면서 “대학들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공정성을 위해 고3 비교과 배제 등 코로나 상황을 고려한 대입전형 대책을 내는 것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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