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진수·조현지 기자 =청년당을 둘러싼 국민의힘 내 계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청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올린 카드뉴스 형식의 간부 소개글에 ‘하나님의 통치가 임하는 나라’, ‘한강 갈 뻔함’, ‘육군 땅개’ 등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국민의힘 중앙당은 해당 게시물을 관련자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 2인을 면직 처분했고 당 중앙청년위원회 대변인 내정을 취소했다. 징계가 결정되자 보수진영 내부와 학계에서 “징계가 과하다”는 비판이 일었다. 소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은 채 사건을 덮으려 과한 징계를 내렸다는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젊은이는 (실수해도) 12번 된다는 말이 있다”며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가 당 내 계파 분열을 위해 의도적으로 청년 지도부의 논란을 일으킨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청년위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해당 사건과 관련해 비대위 긴급회의가 소집됐다. 당시 새보수 계열의 김재섭·김병민 비상대책위원, 김미애 의원이 회의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김재섭·김병민 비상대책위원이 청년위원에 대한 징계를 강력 주장했다. 또 중앙청년위원회와 박결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밝혀졌다. 이에 청년위 관계자는 “청년 당원의 보호와 청년 활성화를 위해 임명된 자들이 왜 청년 징계에 앞장 섰는가에 대한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7일 ‘jtbc 전용우의 뉴스 on’에 출연해 “징계처분이 아닌 면직처분”이라며 원칙과 절차에 따른 결정이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보수당으로서 제1야당으로 엄격한 윤리적 잣대와 도덕적 품행을 지켜야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어야한다”며 사실상 박결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이 가운데 김재섭 비대위원과 중앙청년위원회는 청년당 발족을 두고 갈등을 이어왔던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당내당의 형태로 독자적인 예산권과 사업권을 갖는 ‘청년당(청년의힘)’을 조직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중앙청년위는 ‘과도한 권력 집중’이라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했고 김재섭 비대위원은 적극 추진에 나서며 이견을 보였다.
청년당을 추진하는 입장에서 중앙청년위가 일종의 ‘눈엣가시’로 여겼을 것이라는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에 일종의 ‘과한 징계’를 내려 중앙청년위의 세를 약하게 했을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실제로 중앙청년위가 청년당보다 먼저 결성이 돼 국민의힘 청년국은 중앙청년위로 당내당 조직 임무를 인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김재섭 비대위원이 주도하려고 했던 청년당의 형태가 새로운 보수당이 추진했던 청년당 형태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보수당 청년당을 국민의힘 내로 가져옴으로써 독자적인 세력을 구축하고 당내 분열을 도모하는 목적을 이면에 숨겨뒀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민의힘 청년당은 의결권과 사업권, 예산권 등을 따로 부여받아 중앙당으로부터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갖는다. 이에 더해 광역의원 비례대표 및 기초의회 진출을 위한 공천 등 공천권에 대한 요구도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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