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은 8일 "애플과 자율주행차량 개발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며 "다수의 기업으로부터 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공동개발 협력 요청을 받고 있으나 초기단계로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8일 애플이 현대차와 손잡고 자율주행 전기차 '애플카' 출시를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현대차 주가는 폭등해 현재 전날보다 20.15%(4만 1500원)이나 오른 24만 750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 주식도 덩달아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지난달 19일 기아가 애플카를 생산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그 다음날 기아가 "자율주행 전기차 사업 관련 다수 해외 기업과 협업 검토 중"이라는 발표했하면서 양사간 협력설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갔다.
이후 주요 외신들도 현대차와 애플간의 협력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두 회사간의 협력설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미국 블룸버그가 지난 5일 애플이 현대자동차그룹과 진행해왔던 '애플카' 위탁 생산 관련 협의를 최근 일시적으로 중단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면서 두 회사간의 협력설이 삐긋되기 시작다.
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 제안을 받았다는 보도가 나오자 비밀 준수를 중시하는 애플은 현대차그룹에도 애플카에 대한 언급 자체를 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대차·기아의 공시로 간접적으로 애플과의 협력설이 공식화되자 애플 입장에선 비밀 유지에 대한 원칙이 훼손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다만 양사 간 협력 가능성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자율주행이 아닌 전기차 부문에 대해서는 협력할 가능성도 아직 존재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날 협력 무산이 발표되면서 현대차는 직전 거래일(지난 5일)보다 6.21% 하락한 23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기아도 같은 기간 -14.98% 급락하며 8만6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차그룹 소속인 현대모비스(-8.65%)와 현대위아(-11.90%), 현대글로비스(-9.50%) 등도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했다.
이들 5개 기업의 시총은 약 125조4000억원으로 하루 만에 13조5000억원이 줄었다. 지난 5일 종가 대비 9.7% 줄어든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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