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검이 없어져 생기는 일 [구기자의 쿡IT]

네이버 실검이 없어져 생기는 일 [구기자의 쿡IT]

카톡 장애에 네티즌 '패닉', 데이터 삭제에 해킹 우려까지
"실검 부활해야" 목소리 커져

기사승인 2021-05-11 05:10:02
카카오톡 로고. /카카오

[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카카오톡이 먹통이네요. 저만 이런 거 맞나요?"

카카오톡이 먹통이 된 지난 5일. 주요 커뮤니티에는 이런 글들이 쏟아졌습니다. 쓰고 있는 카카오톡에 메시지 송수신 오류가 생기자 패닉에 빠진 네티즌들이 주요 인터넷 커뮤니티에 몰린 겁니다. 

이들은 카카오톡이 나만 이상한지, 다른 사람도 이상한지 알고 싶어했습니다. 특히 이번 카톡 오류는 단순히 로그인 오류 팝업만 뜨는 게 아니라 '다른PC에서 로그인되어 있다'는 메시지가 나오기도 했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해킹 위협에 떨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사태가 나만 있는 건지, 다른 이들도 이런 건지 알고 싶어하는 이들이 많았죠. 

이들은 문제를 일으킨 카카오톡은 물론 네이버 실검에도 화살을 돌렸습니다.

네이버 실검(실시간검색어)에 '카카오톡 먹통'이 뜨면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문제를 겪는지 쉽게 알 수 있을 텐데, 실검이 없으니 문제인지를 알 수가 없었다는 겁니다. 더구나 실시간 주요 뉴스를 볼 수 있는 뉴스토픽 서비스도 없어지고 매체별 구독 형태로 바뀌어 지금 이슈가 되는 언론기사를 보기도 불편해진 것도 한 몫했습니다. 

카톡이 멈추면서 이용자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중고거래 물품을 거래하다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고, 업비트 등 카카오톡을 통한 로그인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은 급히 인증방식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특히 이번 오류를 자기만의 문제인줄 안 사람들은 사용하던 카카오톡을 지우고, 새로 내려받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그 와중에 연락처나 주고받은 메시지가 모두 사라져 불편을 겪었습니다. 휴대폰을 수십번 다시 껐다 켜기도 했고, 일부는 핸드폰을 포맷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많은 이용자들이 그동안 쌓아온 사진 등의 데이터를 하루아침에 날리기도 했습니다.

카카오 측은 자정이 넘어서야 "5일 밤 9시 47분부터 6일 0시 8분까지 일부 사용자들의 카카오톡 메시지 수신이 원활하지 않고 PC버전 로그인이 실패하는 장애가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7월 약 33분 오류에 이어 10개월만에 또 카카오톡 오류가 발생한 겁니다. 

정부는 트래픽 1% 이상을 차지하는 콘텐츠제공자의 망 품질 유지 의무를 일컫는 '넷플릭스법' 적용을 위해 카카오에 자료 제출을 요청했습니다. 다만 이런 조치는 사후 약방문일 뿐이죠. 카카오는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네이버 실검은 지난 16년간 지속됐지만, 지난 2월 25일 역사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와 함께 급상승검색어 및 뉴스콘텐츠가 보여지던 모바일 네이버홈의 검색차트판도 함께 종료됐습니다. 기존 실검이 보여지는 자리는 날씨 정보로 대체됐습니다.

이 같은 네이버의 조치는 지난해 2월 다음(daum)을 운영하는 카카오가 인물 관련 검색어 및 실시간이슈 검색어를 폐지한 데 이어 꼭 1년만에 이뤄졌습니다. 양대 포털에서 실시간검색어가 자취를 감춘 것이죠.

네이버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사례./네이버 캡처 

네이버는 급상승검색어의 폐지 이유로 '사용자 능동성'을 꼽았습니다. 그동안 사용자 능동성을 높이기위해 다양한 주제판도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방식으로, 뉴스 콘텐츠도 언론사구독과 개인화추천 기반으로 변화시켜 왔다는 것입니다. 또 급상승검색어의 취지는 데이터랩을 통해 이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토픽도 함께 종료되면서 이용자가 직접 매체를 선택하고 다양한 뉴스를 추천받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종료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실검은 그동안 이용자들의 관심사나 이슈, 재난 상황 등 다양한 소식을 알려주는 도구로 이용돼 왔습니다. 포항 지진이나 태풍 마이삭 등 굵직한 이슈들이 실검으로 빠르게 알려졌죠.

그러나 상업적·정치적 이용 의혹, 매크로 조작 의혹 등이 계속해서 제기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지난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조국 힘내세요'와 '조국 사퇴하세요'가 실검 경쟁을 벌이는 등 세력간 각축전으로 흐르기도 했습니다. 

실검 폐지에 대해 정치권의 압력이라는 의심도 나왔습니다. 네이버가 올 4·7 재보궐 선거를 두 달여 앞두고 실검을 완전히 폐지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9월 8일에는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 기사가 포털사이트 '다음'의 메인 화면에 반영되자 네이버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이 "카카오 들어오라 하세요"라는 문자를 쓰는 것이 포착되기도 했죠. 실검이 정치권의 압력에 좌지우지되고 있다는 의심이 들 수도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실검이 무조건 독이었을까요? 네티즌들의 반응을 보면, 실검은 각종 이슈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상황판 역할을 했습니다. 모두가 나만의 개인화된 뉴스를 받아보고 싶은 건 아니죠. 지금 현재 무엇이 이슈가 되는지, 그것이 내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기에는 실검이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실검을 그리워하는 네티즌들의 반응은 정보가 넘치는 이 시대에도 필요한 실검의 역할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합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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