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한국은행이 중앙정부 발행 디지털화폐인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발행을 고려하는 가운데 네이버와 카카오가 CBDC 참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CBDC는 쉽게 말하면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코인이지만, 법정통화로 현금교환이 보장되고 금리도 조절되는 것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실제 화폐로 쓰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한은은 오는 6월부터 내년 1월까지 CBDC 통용 가상환경을 구축해 실전 모의실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디지털화폐의 제조와 발행부터 유통, 환수, 폐기까지 모든 처리업무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여기에 코인사업에 진출해 있는 네이버, 카카오, 두나무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네이버는 금융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과 라인플러스를 통해 모의실험에 참여하기 위한 준비팀을 발족했다. 특히 라인플러스는 실제로 '라인 링크 코인'을 발행하고 있어 디지털화폐에 일가견이 있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현재 미국에서 비트프론트, 일본에서 비트맥스 등의 거래소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가 전세계 CBDC 사업을 돕고자 하는 기조를 갖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CBDC사업에 적극 협력하는 것"이라며 "다만 아직 입찰이 시작되지도 않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것은 입찰이 나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전문자회사인 그라운드X도 CBDC사업을 준비중이다.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만들었고, 클레이튼은 암호화폐 거래 승인 시간을 단축한 클레이라는 암호화폐도 발행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이더리움 기반 개발사 '컨센시스'와 손잡고 클레이튼 성능을 개선하고 CBDC 지원을 위한 기술 협력도 나선다.
그라운드X의 관심사는 개인정보보호 강화, 확장성 강화, 서로다른 블록체인과의 연결성 확대 등이다. 이것들은 CBDC 플랫폼 개선에 필요한 기능이다. 컨센시스는 싱가포르나 호주·태국 등 주요 중앙은행의 CBDC사업을 주도하고 있어 클레이튼의 CBDC 지원기능 개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 관계자는 "연초부터 CBDC사업을 준비해 왔고, 컨센시스와 손 잡은 것도 그 일환"이라며 "입찰이 공고되면 바로 참여하고자 한다"라고 밝혔다.
이들이 '정부 협력' 타이틀을 달게 되면 후속주자임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암호화폐 관련 회사들은 모두 CBDC사업에 초점을 맞출 거란 이야기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도 CBDC에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함께 CBDC 기술검증을 수행했으며, 국민은행도 한국디지털에셋의 전략적 투자를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에 진출하는 등 디지털 화폐 관련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중국은 지난해 11월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을 통해 '디지털 위안화' 도입을 위한 두 번째 공개실험을 진행했다. 이와 유사한 CBDC 프로젝트가 13개국에서 진행 중이다. 바하마는 이미 CBDC인 '샌드달러'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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