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문장섭·이동연·주건 교수팀은 최신 염기서열 분석법인 나노포어 시퀀싱 기술을 통해, 당뇨병성 족부감염 유발 원인균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고 7일 밝혔다.
포도당 수치가 높은 당뇨병 환자는 피의 점성이 높아져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다. 특히, 심장과 거리가 먼 발은 강한 하중을 받아 위험이 더 크다. 당뇨발로 불리는 당뇨병성 족부질환은 당뇨환자 발에 발생하는 궤양, 말초신경병증이다. 감염이 발생하기 쉽고 심하면 발을 절단해야할 만큼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에 개발한 검사는 기존 배양검사보다 분석 성능이 우수하고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당뇨병성 족부감염 환자에게서 수술 중에 채취한 54개의 괴사조직 샘플을 활용해 새로운 기술과 기존 배양검사의 성능을 비교했다. 새로운 시퀀싱 기술은 복합세균감염을 더 많이 찾아냈다. 표본 중 약 81%(44/54)를 복합세균감염으로 진단했으나, 기존 배양 검사는 약 51%(32/54)에 그쳤다. 12개의 복합세균감염을 단일세균감염(10개)으로 잘못 파악하거나 균 동정 자체에 실패(2개)했다.
더 나아가, 복합세균감염 속에서 가장 풍부하게 존재하는 세균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각 세균들을 상대적으로 정량화할 수 있었다. 분석에 따르면, 시퀀싱 기술을 통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진 세균이 기존 배양검사에서는 동정이 되지 않는 경우가 빈번했다. 배양 검사로 동정된 세균이 시퀀싱으로 확인한 결과 병변 내에 매우 적게 존재하는 사례도 흔했다.
또한 기존 배양 검사는 프레보텔라, 박테로이데스 등 일부 혐기성균을 검출해낼 수 없었지만, 새로운 시퀀싱 기술에서는 검출이 가능해 우수한 민감도를 보였다.
즉, 배양검사에 의존한 기존 당뇨병성 족부감염 원인균 탐색과정이, 실제 존재하는 세균 조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음을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분석 속도도 기존 배양검사에 비해 훨씬 우수했다. 일반 배양검사는 세균을 배양해 파악하는데 보통 2-3일에서 1주일까지 소요되는 반면, 시퀀싱을 통한 새로운 분석법은 대부분 1일 이내에 원인균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병성 족부감염 원인균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에 한 걸음 다가갔다. 임상유전체의학과 문장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최신 분자유적학 기술을 활용하여 당뇨병성 족부감염 원인균을 정확하게 진단함으로써, 환자의 예후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치료가 어려운 당뇨병성 족부감염의 기전을 밝히고 기존 치료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연구”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당뇨(Diabetes)' 최신 호에 게재됐다.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