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놓고 건보공단 일부 직원은 ‘사측의 갑질’이라고 주장한다. 공단은 일반적인 징계 절차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입장이다.
건강보험공단 콜센터 직원들이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건보공단에서 업무를 위탁받은 민간업체 소속인 이들은 공적업무를 수행하는 자신들을 공단이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한다. 콜센터 전체 상담사의 60%에 달하는 1000여명이 파업대열에 서있다. 이들은 연초부터 업무복귀-재파업을 거듭하다, 지난 7월 1일부터는 2달 넘게 일에서 손을 떼고 있다.
같은 기간 건보공단 일반직원들은 ‘공정가치연대’라는 밴드를 개설하고, 오픈채팅을 통해 규합했다. 이들은 ‘채용의 공정성ㆍ형평성’과 같은 가치를 무시하고 직고용을 해달라며 파업을 일삼는 콜센터 상담사 측을 규탄했다. 또 한편으로는 사측을 향해 직고용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는 일부 직원들이 기관장인 김용익 이사장과 간부급 인사를 조롱하는 언행을 했다. 그러자 공단 임원진은 직원들에게 근거 없는 유언비어나 허위사실로 분열과 혼란을 조장하는 행위를 자제해 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행동에 따른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와 함께.
이 가운데 ‘공정가치연대’라는 밴드를 개설한 하위직 정규직원이 오늘(8일)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는 것으로 취재결과 파악됐다.
이를 안 직원들이 들끓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들은 그동안 콜센터 문제와 관련해 익명게시판에 올린 직원들의 의견이 사측에 의해 삭제됐다고 주장한다. 또, 목소리를 낸 직원에게 감사를 수감하도록 했는데, 그것도 모자라 이제는 징계를 하려 한다고 성토한다.
건보공단 한 직원은 “내 회사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낸 것이 어떻게 ‘회사를 욕보이는 품위손상’에 해당하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도마 위에 오른 징계위 회부 건에 대해 사측은 콜센터 문제와는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8일 공단 관계자는 “임직원윤리강령 등에 따라 부여된 각종 의무사항(품위유지 등)을 위반했기 때문에 징계위에 회부된 것이지, 밴드나 오픈채팅방을 만들어서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직원이 올린 글을 삭제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내게시판은 게시판의 정상운영을 저해하는 표현(타인비방, 조직질서 저해, 유언비어 등)인 경우 관리기준에 의거해 자료삭제가 가능하다”면서 “삭제한 경우에는 사유를 게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삭제대상이 아닌 고객센터 관련 정당한 의견을 무단으로 삭제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객센터 직고용 관련 직원들 의견에 감사나 징계한 사실도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징계위에 서게 된 직원의 ‘품위손상’ 행위는 밴드ㆍ오픈채팅방 활동과 무관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어쨌든 임직원 수가 1만 6000명이 넘는 매머드급 공공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콜센터’와 관련해 또 한 번 들썩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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