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해외구매대행 판매자가 입점한 5개 오픈마켓을 조사한 결과, 일부는 소비자 보호 법률 고시가 미흡해 소비자 피해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소비자원(소비자원)은 “해외직구 수요 증가와 함께 국내 오픈마켓을 통해 해외구매대행을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관련 소비자불만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해외구매대행은 취소‧환불 조건이 국내 거래보다 까다로워 충실한 사전 정보제공이 중요하다”며 네이버, 11번가, 옥션, G마켓, 쿠팡 소비자 이용 현황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최근 3년간(2018년~2020년) 접수된 조사대상 5개 오픈마켓의 해외구매대행 관련 소비자상담은 총 6858건으로 집계됐다. 네이버가 3111건(45.4%)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쿠팡 1473건(21.5%) △11번가 954건(13.9%) △G마켓 793건(11.5%) △옥션 527건(7.7%) 순이었다.
상담 유형별로는 ‘취소‧환불‧교환 지연 및 거부’가 1777건(25.9%)으로 가장 많았다. △‘위약금‧수수료 부당청구 및 가격 불만’ 1573건(22.9%) △‘제품하자, 품질, A/S’ 1482건(21.6%) 등도 있었다.
5개 오픈마켓의 구매페이지*에서 정형화된 형태로 제공되는 해외구매대행 정보 표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옥션, G마켓은 취소‧환불 조건과 판매자정보가 한 페이지에 표시되지 않아 소비자가 찾기 어려운 구조였다.
11번가, G마켓, 쿠팡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등 관계 법령이 판매자가 제시한 거래조건보다 우선 적용된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아, 소비자가 계약 취소 및 환불 권리를 포기할 우려가 있었다.
5개 오픈마켓에서 판매 중인 해외구매대행 200개 제품의 주요 거래조건을 조사한 결과,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 권리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에서는 소비자가 제품 수령 전에도 청약철회를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으나, 200개 제품 중 청약철회가 불가능하거나 ‘상품 발송 후 취소 불가’ 등 특정 시점 이후로 제한하는 경우가 74.0%(148개)에 달했다. 전자상거래법과 다르게 제품을 수령한 후 단순변심에 의한 청약철회를 제한하는 경우가 18.0%(36개)에 달했고, 제품에 하자가 있거나 표시‧광고와 다른 경우 청약철회를 제한하는 사례도 15.0%(30개)였다.
또 해외구매대행 이용 시 해외 현지 배송 단계에서는 국제 배송료가 발생하기 전이므로 소비자가 더 적은 비용을 부담하고 취소‧환불이 가능하나, 200개 제품 중 95.5%(191개)는 소비자의 취소‧환불 요청 시점에 따른 비용 구분을 하지 않고 전체 반품 비용만을 거래조건으로 제시해 소비자에게 불리했다.
오픈마켓을 통한 해외구매대행 이용 시 취소‧환불을 했거나 고려해본 적이 있는 소비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실제로 취소‧환불을 요청한 소비자는 36.1%(253명)였다. 취소‧환불을 요청하지 않은 소비자(447명)의 주된 이유(복수응답)로는 ‘취소‧환불 금액이 적거나 반품 비용이 너무 비싸서’가 47.0%(210명)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취소‧환불 절차가 복잡하거나 이해하기 어려워서’가 37.6%(168명)였다.
조사대상 700명 중 38.7%(271명)는 본인 의사와 관계없이 판매자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문이 취소된 경험이 있었다고 응답했다. 이 중 72명은 취소 사유조차 안내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700명이 최근 1년간 오픈마켓 해외구매대행을 통해 구입한 품목(복수응답)은 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326명, 46.6%)이 가장 많았고, ‘식품’(216명, 30.9%), ‘가전‧IT기기’(216명, 30.9%)가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1회 평균 이용금액은 18만5000원이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전자상거래법이 개별 판매자의 거래조건보다 우선 적용된다는 사실을 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며 “판매자가 소비자의 청약철회 권리를 제한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주요 거래조건 정보를 소비자가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위치를 개선할 것 등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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