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원유 가격 인상으로 우유값 인상이 이어지면서 유제품 업계가 판도가 바뀌고 있다. 우유 대체품부터 멸균우유 확대까지 유제품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유를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우유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 우유 시장은 2016년 83억원 수준에서 지난 해에는 431억원 규모로 급성장중이다.
식품업계는 우유값 인상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도 한다. 지난 8월 낙농진흥회는 우유의 재료인 원유 가격을 1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올렸다. 이후 서울우유는 지난 1일부터 우유값을 5.4% 인상했다. 남양유업은 오는 14일부터 우유 제품가격을 평균 4.9% 올린다. 매일유업, 동원F&B도 약 5~6%대 가격 조정을 예고했다.
이같은 추세에 대체 우유 제품 출시도 활발하다. 최근 매일유업은 귀리를 껍질째 갈아 만든 식물성 음료 ‘어메이징 오트’를 선보였다. 어메이징 오트는 핀란드산 오트 원물을 맷돌 방식으로 갈아 만든 제품이다. 지난 8월 카카오커머스에서 가장 먼저 선보여 일주일 동안 1만2500 세트 판매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는 오는 24일부터 식물 기반 대체 우유인 오트 밀크를 기본 선택 옵션으로 도입한다. 스타벅스에서 우유 대체 옵션을 추가한 것은 2005년 두유 이후 16년 만이다. 스타벅스는 2017년 '오트밀 라떼'를 시작으로 지속적으로 오트 밀크로 만든 음료를 선보인 바 있다.
코카-콜라사도 RTD(Ready-To-Drink) 커피 브랜드 조지아는 귀리의 고소한 풍미를 담은 디카페인 커피, ‘조지아 크래프트 디카페인 오트라떼’를 출시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했다.
일반 우유보다 유통기한이 긴 멸균우유 시장도 덩치를 불리고 있다. 멸균우유는 제품 내 미생물을 완전 사멸한 우유를 말한다. 장기간 보존하기 위해 135~150도에서 2~5초간 가열해 일반 실온에서 자랄 수 있는 모든 미생물을 완전히 사멸시키는 초고온 멸균법으로 가공한다. 국산 우유 대비 유통기한이 훨씬 길고 상온에서 1개월 이상 저장할 수 있다.
식약처가 발표한 '2020년 식품 등 수입동향'을 살펴보면 우유류의 수입량이 지난해까지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증가율 73.3%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멸균유수입량만 4000톤을 넘어섰는데, 2018년 한해 수입량(4082톤)과 비슷한 규모다.
멸균 우유는 관세만 지불하면 아무런 제한없이 국내 유통이 가능하므로 향후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 우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우유 가격이 오르면서 해외 우유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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