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넷플릭스 프로그램 ‘오징어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면서 영상에 등장한 삼양라면도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기생충의 효과를 톡톡히 누린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농심에 이은 K-마케팅의 후발주자라는 평가도. 글로벌 시장에서 파이를 확장 중인 K-라면 흥행에 힘입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할 예정이라고 삼양식품은 다짐하고 있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삼양라면이 오징어게임 노출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오징어게임에서는 주인공 기훈이 생라면에 스프를 뿌려 안주로 즐기는 장면이 등장한다. 넷플릭스가 계약을 맺은 83개국에서 모두 2주만에 ‘오징어게임’이 1위를 차지하면서 영상에 등장한 삼양라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외국에서는 생소한 생라면을 먹는 장면에 유튜브, SNS에서는 외국인들의 생라면 후기가 전해지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피피엘을 진행하지 않았지만 최근 검색량이 급속하게 늘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좋게 제작해준 제작사에 감사한 마음이 클 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인기에 힘입어 체계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갖추기 위해 삼양식품은 해외법인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오는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한다.
해외사업부문의 급격한 성장세에 따라 현지 법인 설립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왔다고 당사는 설명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4년간 해외부문의 연평균성장률은 41%로, 같은 기간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6%에서 57%로 대폭 증가했다.
해외 시장 인기에는 불닭볶음면 인기도 힘을 보탰다.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매운맛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다가 2016년 유튜브에서 시작된 'Fire noodle challenge'를 계기로 세계적인 히트 상품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 제품은 2017년 누적 판매량 10억개, 2019년 20억개, 2021년 30억개를 돌파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2015년 100억원에 불과했던 수출금액은 2020년 3000억원을 돌파했고, 수출국도 85개국으로 확대됐다.
불닭볶음면의 인기에 힘입어 삼양식품은 2017년 수출 1억 달러, 2018년 수출 2억 달러를 달성했으며 올해는 수출 3억 달러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라면 흥행도 한몫했다. 21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3억207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37.4% 증가했다. 2018년 상반기 2억1618만달러에서 2019년 상반기 2억1987만달러로 1.7%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율이 20배 이상 확대된 수준이다.
전망도 맑다. 심지현 이베스트 애널리스트는 “삼양식품 중국법인은 개시 예정에 있다. 기존 유베이 총판 2년 계약건은 올해로 종료되며, 채널 정비가 완료되면 대략 내년부터 직접영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라며 “아직 관련해 구체적인 확정 사항은 없으나 총판이 가져가던 마진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smk503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