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고(故) 이건희 삼성 그룹회장 유족이 감염병전문병원 설립을 위해 기부한 7000억원을 둘러싸고 관계기관 간 주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용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무소속 의원은 14일 국정감사에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이 국회 행사에서 발언하는 영상을 공개하며 "이건희 회장 유족 측이 감염병전문병원, 감염병연구소 등을 구축할 수 있도록 7000억원을 기부했는데, 기부자들의 뜻을 이수 있도록 관계기관들이 협력해야지 주도권 다툼을 하고 있나. 안타깝고 부끄러운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영상 속 정 원장은 이 회장 유족의 기부금 활용과 관련해 "이해관계자들이 불나방처럼 붙고 기재부는 기부금을 자기 돈인양 검증하겠다고 나섰는데 보건복지부의 정책 의지는 실종된 상태이다"라고 불만을 표했다.
이에 이 의원은 "불나방을 비유하면서 비판을 하고 있는데 왜 이렇게 화가 났느냐. 지금도 같은 생각이냐"라고 물었고, 정 원장은 "기부금이 들어왔을 때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세 가지 원칙을 가지고 있었다. 첫 번째는 책임 수당 확보를 위한 틀과 룰을 만들자. 그 다음에 실질적 논의가 가능한 자율성과 전문성을 확보한 전문가가 돼야 한다. 세 번째는 이해 관계자가 배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가운데 국가정책사업의 여러 아쉬움을 과하게 표현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런 부분들에 대한 합의와 논의들이 많이 이루어진 상태이다"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정 원장은 내년 1월 기재부 적정성 검토가 안 될 경우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기간이 당초 목표했던 2026년보다 늦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아직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1월에서 3월까지는 설계가 들어가야 2026년에 완공 가능하다. 국감 이후 국회의원들이 신경써주어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의원은 기부금관리위원회 구성이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회 위원들을 보니까 기재부 쪽 관련자가 한명 정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의료 전문 인력이 대부분이라서 기재부와 소통 창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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