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 의무, 자격 등이 차별 없이 고르고 한결같음.
국어사전에 등재된 평등의 정의다. 우리 사회는 평등을 추구한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하고 ‘임금차별’, ‘성차별’, ‘인종차별’ 등 평등에 반하는 내용이 담긴 기사가 쏟아진다. 차별은 사라졌을까. 나는 당당하게 ‘아니다’라고 답할 것이다.
차별금지법은 지난 2007년부터 현재까지, 14년 간 논의를 지속해왔다. 하지만 늘상 의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성평등은 어떤가. 평등을 빌미로 젠더 갈등만 더 극심해졌다.
선거권 연령이 만 18세로 하향되면서 일부 청소년도 유권자가 됐다. 청소년이 선거권을 가짐에 따라 선거 교육에 관한 논의도 이뤄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시·도 의회에서는 선거 교육과 관련한 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교육부에서는 교육 자료도 제작했다. 그러나 선거 교육 대상에 학교 밖 청소년은 제외됐다.
지난해 학보사에서 대학에 진학하지 않거나 중도 포기한 ‘비대학 청년’을 주제로 기사를 작성했다. 취재하면서 느꼈던 점은 학교라는 사회화 기관에서 이탈하게 되는 순간부터 정보 획득이 힘들어진다는 것이다. 차별을 견뎌야 한다.
차별은 20대에서 10대로 전이됐다. 비대학 청년들의 애환을 학교 밖 청소년도 겪게 됐다. 한국 사회의 교육 담론은 학교 중심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줬다. 당장 눈에 보이는 것만 쫓아가다 결국 교육의 사각지대를 만들어냈다.
매직 아이(magic eye)란 그리드 전압의 변화를 형광막에 의해 가시적으로 지시하도록 설계된 전자관이다. 우리에게는 신기하게 보이는 그림으로 익숙하다. 매직 아이는 눈의 초점을 의도적으로 맞춰야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도 매직 아이 원리를 적용해야만 보이는 것들이 많다.
비주류가 아닌 주류만 취급하고, 자극적이고 정치적인 것만 추구하다 보면 그 밖에 서 있는 건 보이지 않게 된다. 보이지 않는 것은 자연스럽게 차별받거나 배제된다. 결국엔 그림의 배경으로 종속된다.
학교 밖 청소년들 또한 민주시민의 일원이다. ‘학교 밖’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을 배제시켜온 것은 아닌지 반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박서현 객원기자 brionn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