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유행 악화 시 내년 1월 중 최대 2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청장은 16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긴급 위험도 평가 결과를 보고하고 이 같이 말했다.
정 청장은 "지난 6일 특별방역대책 후속조치 시행 후에도 주간 위험도가 '매우 높음'으로 평가 되는 등 유행 확산세가 진정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심화되고 있다"면서 "중환자실 병상가동률 등 의료대응 역량이 한계치를 초과하고 모든 선행지표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으며, 최근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비상대책' 시행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행이 악화되는 경우 12월 중에는 약 1만 명, 내년 1월 중에는 최대 2만 명까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라며 "위중증 환자의 경우도 유행이 지속되는 경우 12월에는 약 1600명에서 1800명, 유행이 악화되는 경우 약 1800명에서 1900명까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정 청장에 따르면, 긴급 평가 결과 위험도는 전국·수도권·비수도권 모두 "매우 높음"으로 지난 주에 이어 2주 연속 '매우 높음' 단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중환자실 등 의료대응 역량이 급격히 소진돼 수도권 중환자실 병상가동률은 90%에 육박하고, 의료대응역량대비 발생 비율은 132.6%로 이미 초과 상태여서 신속한 대응역량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원, 충북, 대전 등의 병상가동률도 90%를 넘어 비수도권의 병상 여력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정부가 지난 달 1일 단계적 일상회복 이행 시작 이후 꾸준히 병상을 확충하고 있으나 중환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기 벅찬 상황이다. 일평균 재원 중 위중중 환자 수는 910명으로 11월 1주(365명)의 2.5배이며, 60세 이상 확진자 증가가 지속 누적된 결과 1~2주 후에는 병상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의료대응역량을 웃도는 확진자 발생이 약 4주간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0시 기준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수는 989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확진자 증가의 선행지표인 검사양성률도 2.95%로 11월 1주(1.54%)의 2배 수준으로 증가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위험도가 매우 높아 확진자 증가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평균 확진자수는 6448명으로 11월 1주(2133명)의 약 3배에 달하고, 12월 3주 들어 7000명대를 초과했다. 수도권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4700명대로 감당 가능한 확진자 수인 3600명대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
역학조사 인력도 부족해 방역망 내의 관리비율이 20%대로 낮아졌다.
특히 고령층과 청소년 확진자의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다.
고령층의 확진자는 전체의 30%대 수준으로 하루 평균 1900명대로 발생하고 있다. 전체 위중증 환자의 85%, 사망자의 96%가 60대 이상이며, 위중증환자의 51%, 사망자의 50%가 미접종군에서 발생하고 있다.
60세 이상의 7.4%에 불과한 97만 명의 미접종군에서 60세 이상 사망자의 58%, 위중증환자의 46%가 발생하고 있다.
18세 이하의 청소년 확진자는 하루 평균 1200명을 초과한 상태다. 특히 2차 접종률이 25%대로 낮은 12~15세의 확진자의 발생률이 급증하고 있어 16~17세의 2.3배, 20대 이상 성인의 1.9배로 발생하고 있다.
정 청장은 60세 이상의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률이 이날 기준 46.4%로 크게 늘었지만 아직 유행 확산세를 억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바이러스가 국내 첫 확인된 이후 16일만에 6개 시도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위중증 예방을 위해 미접종자의 접종과 3차접종이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면등교와 지역감염 위험이 증가함에 따라 청소년 사이에서의 전파가 확산되고, 또 가족과 학교 집단감염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또 일상회복 1단계에 따라 다수의 거리두기 조치가 해제되고 거리두기에 대한 피로감으로 인해 출입명부 작성이나 방역패스 확인 등에 대한 현장이행도가 낮아진 상태다. 연말연시 그리고 겨울방학 등으로 모임이 늘면서 실내 밀접접촉이 증가해 추가 확산이 예상된다"라고 우려했다.
이어 "어렵게 시작한 일상회복 과정에서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어서기 위해서는 향후 2주간 '잠시 멈춤'으로 지역사회의 감염 전파 고리를 끊고 감염위험도를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정부는 이 기간 동안에 3차 접종과 미접종자에 대한 접종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시행해 면역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차 접종 최소 접종 간격을 3개월로 단축하고, 12월을 60세 이상 고령층의 집중 접종기간으로 지정해서 대상자 맞춤형 홍보를 강화하겠다. 접종을 독려하기 위해 당일접종이 가능하도록 하고, 사전예약을 통해서는 예약일로부터 이틀후부터 접종이 가능하도록 개선해 운영할 것"이라며 "또 학교 접종을 희망한 8만3000여 명에 대해서도 지자체, 교육청 협력을 통해 안전하게 접종을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중환자실 등 의료대응 여력을 최대한 확보해 다시 일상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을 만드는데도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