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술 NO…토닉워터 필수” 위스키 빠진 2030

“중년 술 NO…토닉워터 필수” 위스키 빠진 2030

기사승인 2022-03-15 06:00:07
집에서 만드는 홈 칵테일.    일러스트=이정주 디자이너
와인에 밀렸던 위스키가 다시 인기 주류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2030세대에 ‘홈술·혼술’ 열풍이 불면서 이들이 새로운 주류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영향이다. 젊은 층이 위스키의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면서 유통가에선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1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위스키 수입액은 1억7534만달러(약 2115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억3246만달러(1598억원) 대비 약 32.4%, 코로나19 사태 이전이었던 2019년 1억5393만달러(1889억원)보다 약 13.9% 증가한 수치다. 

위스키 수입액은 2007년(2억7029만달러) 정점을 찍은 후 서서히 내리막길을 걸었다. 2008년 금융위기 후 양주를 마시는 회식문화가 줄고, 2016년 청탁금지법(김영란법)과 2018년 주 52시간제 도입 등 사회 분위기 변화에 큰 타격을 받았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사태로 유흥시장이 사실상 전멸하면서 위스키 업계는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

역설적이지만 코로나19는 위스키 부활 발판이기도 했다. 집에서 술을 즐기는 문화로 사람들이 기존 소주와 맥주 외에 양주 등 새로운 주류를 즐기기 시작하면서다. 주류 트렌드가 가정용 제품 중심으로 바뀌었고 위스키 소비층을 넓히는 효과를 낳았다. 억눌려 왔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는 ‘보복 소비’ 열풍과도 맞물린 결과다. 

이 같은 배경에는 젊은 층이 있었다. 지난해 말 주류기업 페르노리카코리아가 진행한 ‘위스키 구매 연령층 조사’에 따르면 ‘한 번이라도 위스키를 구매한 적 있다’고 응답한 소비자 중 30대는 33%, 20대는 20%로 나타났다. 2030세대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젊은 층 사이에서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는 ‘하이볼’ 유행이 흥행 요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는 ‘하이볼’, ‘홈텐딩(홈+바텐딩)’ 등 해시태그가 30만건이 넘는다. 취향과 개성에 맞게 주류를 제조할 수 있다는 점도 2030세대가 위스키에 빠져든 요인이다. 위스키를 칵테일로 즐기는 다양한 음용법도 활발히 공유되고 있다. 

실제로 편의점의 위스키 구매 주 연령층은 2030대다. GS25에 따르면 위스키 구매고객 중 2030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51.3%에서 올해 2월 70.8%로 증가했다. 주류 스마트오더(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매장에서 수령) 서비스인 '와인25플러스'의 위스키 매출도 올해 2월까지 299.3% 뛰었다.

특히 토닉워터 매출이 54.1% 증가하는 등 위스키에 섞어 마실 수 있는 탄산음료, 주스 등 판매도 동반 상승했다.

GS25 관계자는 “최근 편의점의 주류 판매는 수제맥주, 와인에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재미를 찾고자 하는 모디슈머(자신만의 방식으로 재료를 혼합해 제품 활용법을 창조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반영돼 위스키 매출이 급증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 같은 트렌드에 주력해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젊은 층이 부담 없이 위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소용량 제품을 내놓고, 위스키와 섞거나 같이 먹었을 때 어울리는 디저트를 동시 출시하는 식이다. 한정판 제품으로 소유 욕구를 자극하고, 다이닝펍 매장과 협업해 접점을 넓히는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경험을 추구하는 2030세대 성향이 ‘하이볼’ 등 주류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지며 위스키가 재조명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기존 미디어에서 무겁게만 느껴졌던 위스키 이미지도 유튜브 등 뉴미디어로 달라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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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t1076@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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