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과 심석희가 계주 금메달을 합작했다. 최민정은 웃었지만, 심석희는 땅만 쳐다봤다.
최민정과 심석희, 김아랑, 서휘민이 주자로 나선 한국은 11일 오전(한국시간) 캐나다 몬트리올의 모리스-리처드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파이널A 경기에서 4분09초683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은 레이스 막판까지 3위 자리를 지키다가 결승선 4바퀴를 앞두고 심석희가 이탈리아 선수와 접촉하면서 뒤로 처졌다. 그러나 마지막 주자 최민정이 특유의 폭발적인 스피드로 거리를 좁혔고, 마지막 코너에서 아웃코스를 내달려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하며 정상에 섰다.
‘불편한 동거’ 속에서 따낸 금메달이라 더욱 의미가 깊다.
최민정과 심석희는 껄끄러운 관계다. 과거 심석희가 최민정을 비방하고, 올림픽 당시 고의 충돌을 의심케 하는 메시지를 대표팀 코치와 주고받은 것이 지난해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서다.
이로 인해 심석희는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고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을 박탈당했다. 올림픽이 끝난 후 심석희가 복귀를 선언하자, 최민정은 진천선수촌 입촌을 앞두고 연맹에 공문을 보내 심석희와 접촉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할 정도로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중계 영상에 따르면 계주 우승을 차지한 뒤 기쁨을 만끽한 최민정과 달리, 심석희는 냉랭한 여론을 의식한 듯 간간히 미소를 보였을 뿐 줄곧 굳은 표정을 유지했다. 공개된 기념사진에서도 최민정은 활짝 웃고 있지만 심석희의 표정은 어둡다.
한편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여자 1000m, 1500m, 3000m 슈퍼파이널, 계주에서 금메달을 차지, 4관왕에 오르며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심석희는 종합 8위를 기록했다.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