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1일 치러지는 전국동시지방선거 지방의원 후보에는 유례없이 많은 청년들이 포함됐다. 이들은 저마다 젊음을 내세워 한 표를 호소하며 열심히 선거운동에 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양시 일산서구 제10선거구 길유영 국민의힘 경기도의원 후보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1989년생으로 만 33세인 길 후보는 일찌감치 ‘청년의 힘’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역을 누비며 “주민들의 충실한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외친다.
그의 요즘 선거운동은 강행군이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다. 새벽 어스름이 채 지워지기 전에 빨간색 점퍼를 챙겨입고 집을 나선 그는 밤늦게까지 자신의 지역구인 탄현1동, 탄현2동과 일산1동 전역을 구석구석 다닌다. 하루 몇 차례씩 유세차에 올라 연설을 하기도 한다.
그가 다니는 곳은 그야말로 장소 불문이다. 주민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든 공략 대상이다. 주로 선거운동원들과 함께 움직이지만 때론 혼자서도 활동한다. 본 투표일을 1주일여 남긴 상태서 지역구 전체를 몇 차례나 샅샅이 훑었다. 새로 마련한 운동화 바닥이 눈에 띄게 닳았다고 한다.
지난 24일 저녁 탄현큰마을 앞에서 만난 그는 “힘들지 않느냐”는 물음에 “지금은 힘든 걸 느낄 여유조차 없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고 즉답했다. 그러면서 “보시다시피 젊잖아요”라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기도 했다.
길 후보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젊음을 유달리 강조한다. 경륜과 관록의 부족으로 비쳐 되레 역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는 젊음이야말로 최상의 무기라고 강변한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그렇지만 이 시대에는 젊은 사고(思考)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처음 만날 때 애송이라고 여기던 분들로부터 신뢰를 받게 되면 힘이 불끈 솟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들 생각이 난다.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받고 가슴이 뜨거워진 적도 있다”고 했다.
길 후보는 이번 도의원 출마에 앞서 나름대로 경험을 쌓았다. 인터넷 쇼핑몰 운영대행사인 ‘주식회사 뿌업’을 창업해 안착시켰고, 정치적으로도 이언주 국회의원 정책비서 등을 거쳐 지난 대선 때는 윤석열후보 중앙선대위 미디어본부 디지털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자신의 정책제안 사이트 ‘G-Express’를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는 지방의원의 중요성에 대해서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지방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기본적인 역할 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뜻을 충실히 듣고 의정에 반영하는 일에 조금도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소 식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심부름꾼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길 후보는 지역 노후주택의 1기 신도시 특별법 적용, 서해선 탄현역 연장, 경기도 청년국 신설, 인천지하철 2호선 탄현 적기 개통 등을 자신의 공약으로 내걸었다. 주민들의 숙원을 모은 것들이다.
“청년의 힘으로 지역을 바꾸고 정치를 변화시키고 싶다”는 길 후보에게는 젊음의 힘이 느껴졌다. 주민들 앞에서 깍듯이 인사하고 두 손으로 명함을 건네는 그의 모습에서는 어느새 정치인의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다.
고양=정수익 기자 sagu@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