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게이머가 기다렸던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가 20일 한국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개발사 사이게임즈가 개발한 우마무스메는 실존하는 경주마를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수집‧육성하고, 레이스를 펼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우마무스메는 원본 경주마들의 마생(馬生)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와 개성적인 스토리 라인을 앞세워 세계적인 경마 시장을 보유한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 단순한 의인화를 넘어서 실제 경마의 모습을 잘 구현한 것이 특징인데, 일본 경마 팬들도 극찬할 정도다. 우마무스메가 인기를 끌면서 경마에 대한 젊은 연령층의 관심도가 크게 올랐고, 일부 경주마의 묘지는 유명 관광지가 됐다. 사이게임즈가 경마 시장에도 진출하면서 선순환도 이뤄지고 있다.현재 우메무스메에서는 총 27명의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쿠키뉴스 게임스포츠팀은 이 가운데 5개의 캐릭터를 선정해 모티브가 된 경주마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와, 이러한 요소가 게임 내에서 어떻게 구현됐는지를 알아봤다. ‘스페셜 위크’, ‘토카이 테이오’, ‘사일런스 스즈카’, ‘메지로 맥퀸’, ‘골드쉽’을 소개한다.
명실상부한 주인공, ‘일본 총대장’ 스페셜 위크
‘스페셜 위크’ 우마무스메를 상징하는 주인공 캐릭터이다. 게임 소개 이미지에도 맨 앞에 나와 있고, 각종 광고 영상에서도 메인 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스페셜 위크는 ‘일본 총대장’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일본 경마계의 황금 세대 일원으로 각종 대회에서 우승해 당시 세계 통산 상금 1위를 달성하는 화려한 성과를 이뤄냈다.스페셜 위크를 대표하는 캐치프레이즈는 ‘두 명의 어머니’다. 출생 직후 어미 말 ‘캠페인 걸’이 사망하는 바람에 뉴질랜드 출신 사육사 연수생 티나 프라이스가 실질적인 양어머니 역할을 담당했다. 프라이스는 다른 업무를 제쳐두고 스페셜 위크를 돌볼 정도로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게임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잘 고증됐는데, 스페셜 위크는 “엄마들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다.
스페셜 위크는 홋카이도 출신인데 게임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잘 묘사된다. 굉장한 시골 출신인지라 간간히 홋카이도 사투리를 쓰기도 한다. 게임 내에서는 다른 우마무스메들과 원활하게 지내는 대인관계를 보여주지만, 실제로는 아버지 ‘선데이 사일런스’의 성격을 물려받아 사납고 거친 부분이 있었다.
게임 내 능력치는 잔디 A, 중거리 A, 선입 A, 선행 A의 중장거리 선행/선입마다. 고유 스킬인 '슈팅 스타'는 레이스 종반 전방에서 상대를 추월하면 속도와 가속력이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스페셜 위크는 중반까지 상위 그룹을 유지하다가 후반부 선두를 추월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다. 각성 3레벨에 도달하면 레이스 중반에 지구력이 회복되는 '먹보' 스킬이 해방된다. 경기를 위해 몸무게를 감량시킨 일화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3전 3기의 ‘기적의 명마’ 토카이 테이오
토카이 테이오를 대표하는 별명은 바로 ‘제왕’이다. ‘황제’라는 별명을 가진 아버지인 ‘심볼리 루돌프’와 마찬가지로 각종 대회에서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토카이 테이오의 또 다른 별명은 '기적의 명마'다. 데뷔 초부터 수많은 상을 휩쓸었지만, 세 번이나 치명적인 부상을 당하게 됐다. 여기에 아리마 기념에서 충격의 11위를 기록하면서 휴식을 선언하게 된다.
하지만 1년 후 아리마 기념에서 예상치 못한 1위를 달성하면서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만들었다. ‘메지로 맥퀸’과의 인연도 잘 알려져 있다. 부상복귀 이후 연승을 기록하던 토카이 테이오는 당대 최강마로 꼽힌 메지로 맥퀸에 패하며 무패 기록이 깨졌다. 토카이 테이오는 유연한 몸과 뒷다리 발목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오는 뜀뛰기 같은 주법은 ‘테이오 워크’나 ‘테이오 스탭’이라고 불려 원본마와 우마무스메의 상징이 됐다.
경주마 토카이 테이오는 머리가 좋고 주변 말들을 위압하는 존재감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울러 자존심이 굉장히 강해 자신의 성미를 거스르면 지시를 따르지 않는 모습도 여러 차례 보여줬다. 게임 내에서도 이러한 모습이 잘 드러나는데, 다소 오만하면서 칭찬과 주목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어떠한 좌절에도 굴하지 않는 ‘강철멘탈’의 소유자이기도 한데, 3번의 부상에도 재기한 경주마의 일화를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 내 능력치는 잔디 A, 중거리 A, 선행 A의 중거리 선행마다. 각성에 따라 해금되는 스킬도 중거리와 선행을 요구하는 편이 많으며, 능력치 보정 역시 선행에 유리한 스피드 20%, 스태미나 10%인 만큼 보통 중거리 선행마로 육성하는 편이다. 특유의 유연함 덕분에 최고 속도와 가속도가 모두 빨라 토카이 테이오는 뛰어난 선행마로 활약했다. 게임 내 토카이 테이오의 고유 스킬 고유 스킬인 ‘궁극 테이오 스텝’은 최종 직선에서 3위 이내일 때 우마무스메를 추격하는 경우 속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비운의 ‘이차원의 도망자’ 사일런스 스즈카
'사일런스 스즈카'는 일본 최고의 종마로 꼽히는 아버지 ‘선데이 사일런스’와 마주의 관명인 '스즈카'가 합쳐져 생긴 이름이다. 1997년 데뷔전부터 압승을 거두면서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사일런스 스즈카를 대표하는 별명은 ‘이(異)차원의 도망자’다. 혼자 다른 차원에서 도주극을 펼친다는 뜻으로 사일런스 스즈카는 엄청난 에너지와 폭발력을 바탕으로 도주마로서의 기량이 만개했다. 우마무스메의 주인공 격인 스페셜 위크와는 이복형제 사이다.하지만 사일런스 스즈카는 일본 경마 역사를 통틀어 가장 안타까운 스토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1998년 가을 천황상에서 비극이 일어난다. 사일런스 스즈카와 기수 타케 유타카는 역대 최고의 도주를 보여주며 선두를 차지했지만, 마지막 구간인 4코너에서 왼쪽 앞다리가 골절되며 경기를 중단한다. 결국 사일런스 스즈카는 회생 불능 판정을 받아 안락사되며 삶을 마치게 된다. 이 일화는 당시 해설을 인용한 '침묵의 일요일'이라고 회자된다. 게임 내에서 사일런스 스즈카가 침묵의 일요일 사건을 극복하고 무사히 레이스를 우승으로 마무리 짓는 'IF' 스토리가 나와 팬들에게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사일런스 스즈카는 아버지 선데이 사일런스와 달리 얌전하고 사람 말도 잘 듣는 착한 말이었다고 한다. 이복동생인 스페셜 위크가 아버지의 성격을 빼닮은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이는 게임 내에서도 매우 잘 구현돼있는데, 조용조용하지만 배려심이 많은 모습을 여러차례 보여준다. 스페셜 위크를 특별히 챙겨주는 모습도 보여준다.
다만 한번 달리기 시작하면 성격이 돌변해 물불 가리지 않고 질주하는 것을 선호했다. 사일런스 스즈카의 대도주 스타일은 게임 내에서도 충실히 구현되어 있다. 게임 내 능력치는 잔디 A, 중거리 A, 도주 A의 중거리 도주마다. 고유 스킬인 ‘사일런트 이노센스’는 레이스 후반 1마신(경마의 길이 단위) 이상의 차이로 선두면 속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도주마로서 압도적인 재능을 보여준 사일런스 스즈카의 모습과 매우 잘 어울리는 스킬이다.
메지로 가문의 ‘명배우’ 메지로 맥퀸
우마무스메에는 '메지로'가 이름에 들어가는 캐릭터들이 다수 등장한다. 메지로 가는 수많은 명마를 배출한 일본의 유명 목장 '메지로 목장'을 모티프로 만들어진 가문이다.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메지로는 게임 메인 시나리오의 파트너 격 캐릭터이자 애니메이션의 주역 캐릭터인 ‘메지로 맥퀸’이다.메지로 맥퀸은 일본 최초로 상금 10억 엔을 돌파한 말이다. 이름은 미국의 영화배우 스티브 맥퀸에서 따왔고, 그렇기에 별명도 ‘명배우’다. 메지로 맥퀸은 1990년 킷카상부터 두 번의 봄 덴노상, 그랑프리 다카라즈카 기념까지 네 번의 G1(일본 최상위 경마 경주) 경기에서 우승을 거머쥐었다. 역대 최강 장거리마로 불리는 만큼 현역 당시엔 특유의 지구력으로 안정적인 승리를 거뒀다.
메지로 맥퀸은 평소 마방에서는 구무원들을 깨물고 장난거는 것을 좋아하는 장난꾸러기였지만, 경주에 나가면 몸 상태에 상관없이 묵묵히 최선을 다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게임 내에서 이러한 성향은 고증이 잘 되었다. 명문가인 메지로 가문에서 태어난 영애지만, 의외의 개그 요소를 보여주기도 한다. 또한 친화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유명한데, 라이벌이자 친구인 토카이 테이오와 좋은 ‘케미’를 보여주며, 경주마로서 외손자인 골드쉽과 서로 장난치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게임 내 능력치는 잔디 A, 중·장거리 A, 선행 A의 중·장거리 선행마다. 메지로 맥퀸은 뛰어난 스태미너와 탁월한 안정감으로 중장거리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후반부 스태미너와 속도를 바탕으로 스퍼트를 올리는 플레이를 여러차례 보여줬다. 고유 스킬 ‘존귀한 사명을 완수하기 위하여’는 이러한 특성을 잘 반영했는데, 최종 코너에서 마군 전체의 앞쪽(거리상 위치 백분율 30% 이내)에 있으면 속도가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팬과 안티 모두 미치게 하는 ‘악마의 재능’ 골드쉽
골드쉽은 일본 경마 역사에 남을 기행을 수없이 많이 선보인 악동 경주마다. 영화 속에 등장할 법한 멋진 외형과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제멋대로인 성격 탓에 종잡을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사납고 신경질적인 성격 탓에 기수의 말을 안 듣는 것은 기본이고, 마음에 안 들면 사람과 말 모두에게 시비를 걸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천재적인 재능을 앞세워 6번의 G1 우승, 'G1 다카라즈카 기념'에서 유일하게 2연패 기록을 세운 경주마로 이름을 남겼다.골드쉽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는 2015년 타카라즈카 기념 대회에서 일어난 ‘타카라즈카 로데오’ 사건이다. 골드쉽은 당시 강력한 우승 후보로 손꼽혔지만, 당시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기수가 어떻게든 달래보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경기가 시작하자 골드쉽은 두 발로 서서 로데오를 하며 15등이라는 처참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러한 기행으로 당시 121억엔(한화 1150억원) 갸량의 마권이 모두 휴지조각이 돼버렸다.
게임 내에도 이러한 골드쉽의 성격이 잘 묘사됐다. 개인 스토리 1편부터 트레이너를 감지하고 괴상한 레이더 수신 댄스를 추면서 강렬한 인상을 전한다. 레이스 첫 번째 승리모션은 골드쉽의 대표 포즈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고, 드롭 킥을 날리는 두 번째 모션은 평소 마구 날뛰며 뒷발질로 스태프들을 위협했던 골드쉽의 모습을 담은 것이다.
게임 내 능력치는 잔디 A, 중·장거리 A, 추입 A의 중·장거리 선행마다. 고유 스킬 ‘파란주의포!’는 레이스 중간부터 롱 스퍼트를 걸어 속도가 근소하게 상승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 추입마는 최하위권에 있다가 외곽으로 빠져나온 뒤에 스킬을 발동하며 무서운 속도로 돌진하여 1등까지 치고 올라오는 게 주된 레이스 스타일인데, 골드쉽의 레이스 스타일에 제격이다. 실제로 경주마 골드쉽은 초반 스타트에 약점이 있었는데, 중반부 빠른 스피드와 스태미너를 바탕으로 상대방을 추월하는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여담으로 게임 내 18위를 하다 마지막 스퍼트로 1위로 올라서는 쾌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