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 고스톱, 바둑 등을 온라인 서비스하는 웹보드 게임의 규제 완화가 다음달 시행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해당 게임을 서비스하는 게임사들의 수혜가 예상되고 있다.
게임업계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월 입법 예고한 게임산업진흥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이르면 다음달 발효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게임머니의 월 구매한도는 50만원에서 70만원으로 상향된다. 지난 2016년 이후 6년 만이다. 한 판당 결제 한도 역시 5만원에서 7만원으로 늘어난다.
웹보드 게임 규제는 2014년 첫 도입됐다. 고스톱·포커 등 보드게임에 대해 ‘1회 이용한도’와 ‘월 결제한도’, ‘1일 손실한도’를 제한하는 규정이 생긴 것이다. 웹보드 게임은 글로벌 시장에서 큰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규제 이후 국내에선 사업을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 웹보드 게임시장도 직격타를 맞았다. 2011년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6300억 원을 웃돌던 국내 웹보드게임 시장은 2016년 2200억 원 수준으로 급락했다. 정부의 규제 한 번으로 시장이 3분의 1로 급락한 셈이다.
특히 웹보드 게임 비중이 높았던 NHN과 네오위즈가 큰 타격을 입었다. 2013년 958억원에 달했던 네오위즈 영업이익은 2014년 295억원 대로 내려앉았다. NHN은 2014년 11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2013년 대비 93.7% 감소한 수치다.
이번 규제 완화로 많은 게임기업들이 웹보드 시장에 뛰어들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16년 웹보드 게임 월 구매한도 상향(30만원->50만원) 이후 NHN과 네오위즈는 15% 정도의 매출 상승효과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웹보드 게임 회사들은 기대감을 드러내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웹보드게임 시장의 최소 50~60%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NHN은 이용자들이 웹보드 게임을 '마인드 스포츠'로서 건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한게임의 웹보드 게임 선두 브랜드를 리브랜딩하고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의 압도적 1위 달성'이라는 목표를 실현함으로써 성장 동력을 다진다는 목표다.
정우진 NHN 대표는 지난달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웹보드 규제 완화에 따라 급격한 매출 지표 상승보다는 게임 자체의 재미가 커진다는 점에 초점을 두고 있다”면서 “내부적으로 기대하는 결과치는 10~20% 내외 성과 지표(KPI) 상승”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네오위즈는 지속 성장을 위해 건전한 웹보드 게임 생태계 육성에 박차를 가한다. 웹보드 게임 최초로 불법 환전 근절을 위해 게임머니 불법 환전 광고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는 기능을 모두 제거했다. 또한 사행화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체 규제안도 제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웹보드 게임 규제완화가 NHN과 네오위즈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 분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규제 완화 효과는 적용 후 바로 나타나지 않고 1~2개월 뒤부터 나타난다”며 “7월 초 법 시행 시 8~9월부터 매출 반등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신한금융투자 강석오 연구원은 “2분기부터는 웹보드 게임 부문의 비수기가 시작되지만 다음달부터 웹보드 규제 완화로 인해 결제 한도가 상향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2~3분기 나타날 계절성으로 인한 실적 변동을 상쇄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 게임 이용자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웹보드 시장의 규모가 크다”면서 “국내 웹보드 게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NHN과 네오위즈가 규제 완화 이후 안정적인 매출 파이프 라인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강한결 기자 sh04kh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