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업무가 단순 입출금에만 있을까요?, 은행의 정상영업 여부를 놓고 고민해 볼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문제의 시작은 은행원들의 총파업입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소속인 은행원들은 16일 총파업에 나섰습니다. 이유는 월급 인상과 국책은행의 본점 이전 등 다양합니다. 다만 이날 은행의 혼란은 크지 않았습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의 참여가 저조했고, 소비자들은 이미 은행 업무의 대부분을 스마트뱅킹으로 처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은행원들이 총파업에 나선 직후 “은행의 모든 영업점이 정상 영업 중으로, 특이사항은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은행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감독책임이 있는 곳이죠. 금감원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직원들의 파업 참여율이 높지만 비상계획에 따라 모두 정상영업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날 모든 은행의 영업점은 정말 정상영업에 나섰을까요?.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의 대부분 영업점들은 이날 단순 입출금 업무만 가능했습니다. 파업으로 빠져 나간 영업점의 자리를 본점 직원들이 채웠지만 대출 신청, 예적금 가입, 카드 발급 신청 등 다소 복잡한 업무는 처리가 불가능했죠.
은행법에서 은행은 예금 등을 받아서 조달한 자금을 대출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업종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즉, 은행의 주 업무는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해주는 것이죠. 이는 대출 신청이나 예적금 가입이 되지 않는 은행 영업점을 정상 영업 중인 것으로 보는 금감원의 판단에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금감원은 시스템상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정상 영업이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입니다. 입출금이나 송금 등이 모두 시스템상 정상 처리되기 때문에 정상 영업이고, 특이사항이 없다는 것이죠.
금감원의 판단 기준에 따라 은행 영업점이 정상 영업하는 사이 일부 소비자들은 불편을 토로했습니다. 주로 노년층 소비자와 소상공인 또는 영세기업들입니다. 점점 어려워지는 경제상황 아래 대출 신청을 위해 이날 은행을 방문한 소상공인, 높아지는 금리에 적금 가입에 나선 노년층 소비자는 모두 헛걸음을 했죠.
이날 기업은행 한 지점을 방문한 노년의 소상공인은 “요즘 상황이 어려워 대출을 알아보려 왔다”며 “상인은 잠깐 짬을 내서 은행을 방문하는데 나중에 다시 오라고 해서 돌아간다”고 불만을 전했습니다. 금감원의 시선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질문이 나오는 대목 입니다. 여러분은 입출금만 가능한 은행을 정상영업 중인 것으로 보시나요.
조계원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