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 명예교수인 강희근 시인을 주축으로 지난 2017년 창간한 '시와편견'은 '서정의 깃발 아래 모이자'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지령 23호를 발행했고 전국적인 유명 시 전문지로 급속히 성장해 왔다.
이번 문학상은 지난해 1회 수상자 이수익 교수에 이어 올해 한국 서정시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는 복효근 시인을 선정했다.
복효근 시인은 전북 남원에서 태어나 전북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91년 계간 '시와시학'을 통해 등단했다. 난해한 시가 범람하는 세대에서 그는 쉬우면서도 강력한 서정성을 띤 촌철살인적 작법으로 유명하다.
또한 박효근 시인은 검인정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그의 시가 8편이 수록된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그는 시가 추구하는 본질을 벗어나지 않는 감동이 있거나 여운이 남는 시를 즐겨 쓴다.
심사를 맡은 평론가 구모룡 교수는 "우리 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이다. 그 하나는 난해한 언어이고 다른 하나는 사유화된 표현이다. 물론 이 둘은 서로 별개의 경향이 아니다. 한마디로 시를 통한 사회적 가치의 형성이라는 측면이 약화하였음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관점에서 복효근의 단형 서정시가 지니는 운동성은 주목의 대상이다. 서정은 개별 발화에서 시작하여 끊임없이 타자와 외부를 향할 때 그 의의를 발휘한다. 이는 자기만의 미적 성채를 짓는 일이 아니며 이웃과 더불어 공감의 지평을 확장하려는 사회적 행위와 결부한다"고 말했다.
또한 "사물과 만나고 타자와 소통하며 포착한 감응의 사건을 함께 나누는 일이 가지는 의의는 아무리 강조하여도 부족함이 없다. 개성과 특이성을 바탕으로 하되 미적 위계를 지향하지 않고 시적 공동체를 꿈꾸는 복효근 시인의 수행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심사 소감을 밝혔다.
이번 문학상에는 전국의 유명 시인 34명이 각각 60편 이상(시집 한 권 분량)의 시를 응모하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당선된 것이어서 더욱 의미가 있어 보인다.
시 전문 계간지 '시와편견'에서는 '한국디카시학문학상'도 함께 운영하고 있는데 상금은 각각 1000만 원이며 시상은 내년 2월 11일 '시와편견 문화공간'에서 있을 예정이다.
박효근 시은은 당선소감으로 통해 "바람직한 시가 어떤 것인가 하는 모색 속에서 이루어진 작업이라는 점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번 수상은 이러한 작업에 대한 지지와 응원 그리고 격려라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주=강연만 기자 kk7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