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보장률 5년 만에 뒷걸음질…“동네의원 비급여 때문”

건강보험 보장률 5년 만에 뒷걸음질…“동네의원 비급여 때문”

4대 중증질환, 중증·고액진료비 보장률은 상승세

기사승인 2023-01-11 11:33:35
2016년 이후 매년 오르던 건강보험 보장률이 5년 만에 하락했다. 건강보험당국은 동네의원의 비급여 진료비가 크게 늘어 건보 보장률이 떨어졌다고 본다. 이에 비급여 관리를 위한 실효적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래픽=이승렬 디자이너

보장률 65.3→64.5%… 0.8%p 하락

10일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2021년 건강보험 보장률은 64.5%로 전년 대비 0.8%p 감소했다. 

건보 보장률은 환자의 의료비 중에서 건강보험이 얼마까지 부담하는지를 나타내는 비율이다. 가령 진료비 총액이 10만원이고 보장률이 64.5%라면 환자는 3만5500원을 낸 셈이다. 나머지 6만4500원은 건강보험공단이 의료기관 등에 지급한다. 2021년도 건강보험환자 총 진료비는 약 111조1000억원이다. 이 중 건보공단이 71조6000억원을 부담했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보장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약 80%)에 한참 못 미친다. 그나마 2016년 62.6%를 기록한 이후 매년 상승해 2020년엔 역대 최고치인 65.3%까지 올랐다. 그러다 5년만인 2021년 뒷걸음질 했다.

2021년에도 4대 중증질환(암, 뇌혈관, 심장, 희귀·중증난치) 보장률은 소폭 상승해 84.0%를 기록했다. 1인당 중증·고액진료비 상위 30개 질환(백혈병, 췌장암, 림프암 등) 보장률도 82.6%로 0.5%p 올랐다. 

병·의원 종류별로는 종합병원급 이상과 병원급 보장률은 증가했다. 초음파 급여 확대, 비급여인 상급병실(1인실) 이용 감소가 배경이다. 

보장률 하락 주범은 동네의원 비급여 진료비…“관리 강화”

건강보험 보장률이 5년 만에 하락한 이유는 비급여 증가에 있다. ‘비급여’는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아서 피보험자(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하는 의료비다. 미용·성형, 건강증진·개선, 예방 성격의 진료는 여기서 말하는 비급여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런 비급여 부담률은 2021년 15.6%로 전년 대비 0.4%p 증가했다.

특히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비급여가 건보 보장률 하락의 주범으로 꼽힌다. 의원의 비급여 부담률은 전년보다 4.8%p 올랐다. 도수치료, 백내장수술용 다초점인공수정체 비용 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의원급 보장률은 4.1%p 감소한 55.5%에 그쳤다.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보장률 69.1%와 격차가 더 벌어지며 전체 보장률 하락을 주도했다.

당국은 의원급 비급여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우선 과잉 이용이 지적되는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건강보험 급여 기준을 재점검하겠다고 재차 밝혔다. 

금융위원회와 손잡고 실손보험을 손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실손보험이 비급여 진료비 발생을 유인하는 효과가 확인된 만큼 합동조사, 실손보험 지급기준 개선 등을 진행해 불필요한 재정 지출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비급여 규모가 크거나 증가세가 빠른 백내장 다초점렌즈, 도수치료 등이 우선 타깃이다. 이와 함께 비급여 진료를 받은 만큼 보험료가 오르는 할증 제도를 적용한 보험상품(4세대 실손보험) 가입 전환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보건복지부 권병기 필수의료지원관은 “(이미 밝힌 내용 외에도) 비급여의 합리적 이용을 위한 방안을 추가 발굴해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승헌 기자 ss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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