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이 당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 시선이 쏠린다. 비윤계의 불출마로 ‘범친윤계’인 안 의원에게 당심이 몰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유 전 의원은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폭정을 막고 민주 공화정을 지키는 소명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게다가 얼마 남지 않은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이 ‘친윤’을 호소하고 나서자 이에 대해서도 “윤심팔이”라며 부정적인 태도를 취했다.

비윤계로 분류되는 유 전 의원뿐 아니라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도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에 영향을 끼친 걸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당원들에게 공개 지지를 받기도 하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였지만 대통령실과 연이은 정책적 마찰을 빚어 고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끝내 당대표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선거는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다. 

안 의원은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아시아투데이 의뢰로 지난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당대표 적합도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 440명 중 39.8%가 안 의원이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라고 답한 이들은 36.5%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전당대회 개정 룰에 따라 ‘당원 100% 투표’가 이뤄지면서 전당대회 판세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전문가는 비윤계의 당대표 불출마가 안 의원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비윤계의 불출마로 안철수 의원이 상승하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라며 “친윤과 반윤 구도가 형성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유승민 전 의원에게 누가 ‘출마하라’고 권하지 않았는데 굳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한쪽으로 가는 ‘쏠림 현상’을 유도하는 것”이라며 “본인의 당선 가능성이 없어서 그런 것이기도 하지만 안 의원으로서는 반가운 장면”이라고 말했다.

이어 “양자 대결로 굳어 가는 과정에서 당의 정서가 ‘총선 승리’인지 ‘윤석열 정부 밀어주기’인지에 따라 당원의 가치 판단이 달라질 것”이라며 “김기현 의원은 ‘총선 승리’에 집중하게 되면 아젠다에 끌려가는 셈이 되어 버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하지만 비윤계의 불출마로 안 의원의 지지율이 형성되고 있다고 해서 당대표를 섣불리 예측할 수는 없다. 당심 100% 반영 투표이기 때문”이라며 “당원만 투표가 가능한 제도는 힘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어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