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외국인이 증인신문을 하러 처음 법정에 출석했다.
홍콩 국적 A(29)씨는 3일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명석의 준강간 등 혐의 사건 재판에서 자신이 입은 피해 사실을 비공개로 증언했다. 지난해 11월18일 첫 재판이 열린 이후 고소인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건 처음이다.
이날 증인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재판부는 “증인의 사생활과 신변 보호를 위해 재판을 비공개로 진행하겠다”며 “피해자가 피고인 앞에서 진술하는 것도 부적절한 만큼 피고인도 퇴정해달라”고 요청했다.
A씨 변호인도 “JMS 신도들이 법정에 많이 참석해 피해자들이 압박감을 느끼고 있어 재판부에 비공개를 요청했다”며 “정명석을 직접 마주치는 것도 두려워해 심문이 이뤄질 때는 나가도록 검토해달라고 부탁드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증인신문에 앞서 정명석 측 변호인은 “고소인이 제출한 음성 파일의 증거 능력을 다투는 상황에서, 증언을 무작위로 드러낸다면 선입견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음성 파일에 담긴 고소인의 진술이 법정에서 또 언급되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재판부는 “어차피 음성 파일에 변조나 조작 등 의심되는 부분이 있는지는 추후 검증해야 할 부분”이라며 “신문 과정에서 아예 드러나지 않도록 하기는 어렵다”고 일축했다.
대전지검과 충남경찰청은 고소인들이 입국해 법정에서 증언한 뒤 출국할 때까지 안전 가옥과 스마트워치를 제공하는 등 철저히 경호하기로 했다. 이날도 법원 내부 통로로 A씨와 법정까지 동행했다. 4일 열리는 호주 국적 B(31)씨에 대한 비공개 증인신문에도 동행할 예정이다.
정명석은 2018년 2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A씨를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 2018년 7월부터 같은 해 말까지 5차례에 걸쳐 B씨의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한국인 여신도 3명도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 충남경찰청에 정명석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 경찰은 이 중 1명에 대한 사건을 최근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정씨는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리조트와 홍콩 아파트, 경기 안산의 숙소 등에서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강간치상 등)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했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