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열려왔던 퀴어문화 축제가 올해 서울에 이어 대구에서도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대구에서는 반대하는 단체가 주최측을 고발하면서 형사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는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를 국유재산법 위반 및 식품위생법을 위반 등으로 고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날 오전 11시쯤 중부경찰서에 고발장을 제출한 반대본부는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가 매년 대구퀴어문화축제를 진행하면서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 도로를 무단으로 점용하고, 식품을 파는 노점을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고발인인 이준호 동성로 상인회 회장과 김영환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사무총장은 "도로 점용에 따른 위법한 행사"라며 "불법 상행위도 이뤄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들을 위한 퀴어문화축제는 2000년 서울에서 시작되어 대구·부산·제주 등 9개 지역으로 확산됐다. 대구퀴어문화축제는 2009년 서울 다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열렸다. 하지만 음란성 홍보물 배포 등 청소년 보호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반대 측의 맞불 집회도 커지면서 매해 논란이 되고 있다.
행사를 주최하는 대구퀴어문화축제 조직위는 정당하게 집회 신고와 절차를 밟았으며 불법 점용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식품위생법 위반 논란에 대해선 "식품을 판매한 것이 아닌 축제 후원금을 낸 시민들께 보답품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진교 무지개인권연대 대표는 "올해 퀴어축제도 6~7월 사이 개최하겠다"고 예고했다.
앞서 서울시도 오는 7월1일로 예정된 서울퀴어문화축제를 서울광장에서 열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이후 공개된 회의록에서 성소수자를 차별하고 배제하는 혐오 발언이 다수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당시 공개된 발언에는 "논란이 있고 문제가 있는 축제들은 위원회에서 걸러내야 될 것 같다”, “본인들(성소수자들)이 자유를 표현할 권리도 있지만,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권리라든지, 또 다른 시민들의 의견도 중요한 부분이 있다”, "성 문화에 대한 인식 교육에도 좋지 않다” 등의 발언이 오간 것으로 들어났다.
서울대 학생·소수자 인권위원회와 경희대 성소수자동아리 ‘아쿠아’ 등 10개 대학 20개 단체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앞에서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사용 불허 결정을 규탄하는 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광장 사용신고자의 성별·장애·정치적 이념·종교 등을 이유로 광장 사용에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는 시장의 의무는 어디로 사라지고 은폐됐느냐”고 항의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