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부채한도 상향 협상을 둘러싼 기대감에 일제히 상승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115.14p(0.34%) 오른 3만3535.9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9.28p(0.94%) 상승한 4198.05, 나스닥지수는 188.27p(1.51%) 뛴 1만2688.84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백악관과 의회 지도부의 부채한도 협상을 주시했다.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해 “의회 협상가들이 다음주 하원 표결을 위해 제시간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미 재무부가 제시한 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협상 시한은 6월1일로 2주도 채 안 남았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최근 “디폴트는 우리 금융시스템 기반을 깨뜨릴 수 있다”며 “전세계에 공황을 일으켜 마진콜(추가증거금 요구), 자산시장 탈출, 헐값 매각 등을 촉발하는 국제금융시장이 붕괴를 생각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매카시 의장의 발언으로 부채한도 상향 합의 기대감은 한창 높아졌고, 증시는 그의 발언 이후 일제히 상승세로 돌아섰다.
최근 경제지표가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을 중단할 근거로 불명확하다는 당국자의 매파 발언은 긴축 경계감을 끌어올렸지만, 투심을 꺾진 못했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앞으로 몇 주간 나오는 지표들이 다음 회의를 건너뛰는 것이 적절한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 하지만 오늘 기준으로,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했다.
여전히 탄탄한 노동시장도 확인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4만2000건으로 전주 대비 2만2000건 줄었다. 이는 전문가 전망치(25만5000건)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예상보다 빠르게 실업이 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많다는 뜻이다.
종목별로 보면 기술, 통신, 임의소비재, 금융 산업 관련주가 랠리를 펼쳤다. 개장 전 실적을 공개한 월마트 주가는 예상을 웃도는 성적을 냈다는 소식에 1.30% 상승했다.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소프트웨어 주가는 예상을 웃돈 실적에 힘입어 11.69% 급등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광고요금제의 월간활성사용자(MAU)가 약 500만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9.22% 뛰었다.
반도체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일본에 5000억엔(4조8443억원)을 투자해 히로시마현에 최첨단 반도체 생산 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라는 외신 보도 이후 4.08% 올랐다. 엔비디아 주가는 새로운 그래픽 카드 출시 소식에 4.97% 뛰었다. 인텔(2.81%) 퀄컴(2.05%) 등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부채한도 협상 타결을 전망하면서 연준 당국자들이 최근 매파 발언을 이어가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전략가는 CNBC에 “금융시장이 부채한도 협상에 집중하는 동안, 연준 연사들의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연준이 현재로서는 올해 금리 인하 계획은 없지만 6월 회의에서 또 다른 금리 인상이 있을 가능성이 얘기하고 있다”고 했다.
아메리프라이즈 파이낸셜의 안토니 새글림베네 글로벌시장전략가는 로이터에 “이번 주말에 부채한도 인상 합의로 큰 이슈가 제거되면 6월 연준 회의가 남는다”며 “(추가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6월 회의는 우려가 되고 있다. 시장의 모멘텀을 일부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지혜 기자 jihye@kukinews.com